국내 프로야구 한화 시절부터 류현진(LA다저스)을 지켜봐왔던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이 애제자를 아끼는 마음에 쓴소리를 했다.

“좋은 투수는 볼을 잘 던질 줄도 알아야 하는데 현진이는 너무 스트라이크로만 정면 승부를 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김 위원장은 늘상 침묵을 지키며 류현진을 애태우게 만드는 다저스 타선에 대해서도 “너무 밉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지난달 30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LA다저스의 경기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정말 잘 던졌는데 그래도 이건 말해야겠다”며 “피할 땐 피할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류현진은 당시 게임에서 1회와 3회 왼손 타자로 나온 체이스 어틀리에게 연타석 홈런을 허용했다. 이 홈런 두 방이 당시 류현진이 실점한 유일한 2점이었다.

김 위원장은 “첫 홈런은 괜찮았는데 3회에 또 쉽게 승부를 걸었다. 어틀리의 강점인 몸쪽 스트라이크로 연달아 던졌다”는 것이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류현진의 구질을 파악해 잘 대처하는 타자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는 만큼 류현진도 이들을 상대할 때는 정면 승부만 고집하기보다는 때로는 영리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실제 류현진에게 강한 타자들이 메이저리그에서도 늘어나고 있다. 필라델피아의 벤 리비어(3타수 2안타)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의 헌터 펜스(8타수 6안타), 뉴욕 양키스의 스즈키 이치로(3타수 2안타) 등이 그들이다.

김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현진이가 한국에서는 스트라이크존보다 공 두 세개 정도 낮은 코스로 던지며 타자들을 현혹했다. 그런데 미국 가서는 공이 스트라이크존 안에서만 움직인다”며 “좋은 투수는 볼도 잘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저스 타선이 너무 밉다. 한 점만 더 내줘도 현진이가 편하게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