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차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 의장 후보 인선 작업에 돌입했다고 2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재닛 옐런 현 연준 부의장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후보로 꼽힌다.
이날 익명의 미 상원의원 보좌관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정부가 상원에 제시간에 적임자를 선임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요구했다"며 "의회는 연준 의장 지명자 청문회를 제때 할 수 있도록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벤 버냉키 의장의 임기는 내년 1월 31일 끝난다.
차기 연준 의장 선임에 대해 백악관은 공식 답변을 피했다. 이날 백악관의 에이미 브런디지 대변인은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후보를 확정 지을 때까지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버냉키 의장을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제 역할을 잘 해내는 훌륭한 파트너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차기 연준 의장 선출을 서두르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버냉키 의장이 연준 의장직에서 물러나길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WSJ는 보도했다. 익명의 정부 관계자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버냉키 연준 의장에게 계속 의장직을 맡아달라고 설득하고 있지만, 그가 물러나길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과 버냉키 의장은 지난 3월 백악관에서 만나 임기 후 의장직 연임 문제를 두고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PBS 시사 대담 프로그램 '찰리 로즈쇼'에 출연해 버냉키 의장을 칭찬하며 "이미 그는 그가 원했던 것 보다 더 오랜 시간 의장 자리를 지켰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8년간 의장으로 일하며 2008년 금융 위기로 촉발된 세계 경제 침체 상황을 해결해야 임무를 맡아왔다.
현재 가장 유력한 차기 의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옐런 연준 부의장이다. 민주당원인 옐렌 부의장은 1990년대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도와 미국 정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로 활동했다. 지난 2010년 10월부터 버냉키 의장을 도와 연준 부의장을 맡고 있다.
예런이 유력한 후보인 이유에 대해 WSJ는 "옐런은 현재 양적 완화 정책을 구상한 주요 인물 중 한명"이라며 "확실한 출구전략(불황 때 지나치게 풀어놓은 돈을 거둬들이는 것)이 필요한 이 시점에 노하우가 풍부한 리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금융 시장 부문 경험이 없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로렌스 서머스 전 국가경제위원회 의장도 후보 중 한명이다. 서머스는 빌 클린턴 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역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가장 신임하는 경제 조언자 중 한명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머스의 퉁명스러운 성격이 합의 문화로 진행되는 연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후보는 연준 전 부의장 출신인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와 로저 퍼거슨 프린스턴대 교수다. 오바마 정부 초대 대통령 경제 자문위원회 의장인 크리스티나 로머와 티모시 가이트너 전 재무부장관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 일부는 이전 중앙은행 의장 출신인 도날드 콘이나 스탠리 피셔가 깜짝 선임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차기 연준 의장은 통상 6~10월 사이에 결정된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2005년 10월에 벤 버냉키를 의장으로 공식 선출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8월에 벤 버냉키 의장 연임 사실을 발표했다. 전 의장인 앨런 그린스펀과 폴 보커도 각각 6월과 7월에 선임이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