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행하는 체험학습 장소에 가보면 연필을 쥔 채 필기에 몰두하는 아이들이 꼭 눈에 띈다. 이때 노트 역할을 하는 건 대개 해당 체험학습지가 나눠준 워크북이다. 특히 김연우(서울 용답초등 4년)양과 박민재(경기 고양 토당초등 4년)군은 체험학습 시 워크북 덕을 톡톡히 본 경우. 김양과 어머니 성경희(42·서울 성동구)씨, 박군과 어머니 이정은(39·경기 고양시 덕양구)씨 등 4명이 귀띔하는 '체험학습 시 워크북 100배 활용하기' 팁을 정리했다.

지난 19일 만난 성경희(사진 왼쪽)씨와 김연우양은 "이틀 뒤엔 4학년 국어 교과서와 5학년 사회 교과서에 나오는 경주(경북) 문화유산을 돌아볼 예정"이라며 활짝 웃었다.

◇체험 이전… '무료 워크북' 다운로드 방법 무궁무진

성경희씨에 따르면 국·사립박물관은 대부분 홈페이지 자료실을 통해 워크북을 무료로 배포한다. 그는 "어린이 전용 박물관이나 별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과학관 등지는 십중팔구 워크북을 제공한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이정은씨는 무료 워크북이 지급되지 않는 장소로 체험학습을 떠날 때마다 인터넷을 뒤지곤 한다. "검색 포털에 '체험학습 워크북'이라고 치면 다양한 블로그가 떠올라요. 각 블로그엔 개인이 만들거나 구한 워크북 자료가 올라와 있죠. 이를테면 서해안 갯벌로 여행할 땐 블로그 '노킹온헤븐스도어(blog. naver.com/hwanymom)'에서 갯벌 관련 워크북을 내려받아 아이와 함께 공부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모아둔 워크북은 다음 체험학습을 떠나기 전 훌륭한 예습 자료가 된다. 김양은 이전에 가본 적 있던 장소로 체험학습에 나설 때마다 과거 방문 당시 챙겨온 워크북을 지참한다. 박군 역시 체험학습을 떠날 때 이전에 들렀던 유사 체험학습지에서 작성한 워크북을 훑어본다.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체험학습을 앞두고 한국금융사박물관 등에서 완성해둔 워크북을 챙겨 읽는 식이다.

이정은(사진 왼쪽)씨는 "큰아들 민재가 집에 워크북을 쌓아둔 덕에 두 살 터울 동생 민서도 체험학습을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체험 도중… '이건 공부' 인식 안 갖도록 신경 써야

대다수 워크북엔 '빈칸 채우기' '관계 있는 것 찾아 줄 잇기' 등 간단한 문제가 수록돼 있다. 하지만 적지않은 학생이 '노트에 뭔가 끼적이는' 모양새 자체를 또 다른 공부로 인식해 워크북 활용을 꺼린다. 성씨의 경우, 딸에게 간단한 질문을 던져 아이가 워크북 작성에 흥미를 갖도록 유도했다. "얼마 전 아이와 경복궁을 방문했어요. 예전 경복궁에 들렀을 때 챙겨둔 워크북을 보니 명성황후(1851~1895)의 본명이 표기돼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이에게 '명성황후 이름이 민자영이었어?'라고 물으며 관련 사실(史實)에 대해 아이가 직접 설명·기록할 기회를 줬죠."

워크북 속 문제를 전부 현장에서 풀 필요는 없다. 성씨는 "도슨트 안내로 단체 관람객 사이에 끼어 박물관을 둘러볼 땐 특히 워크북 정리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이럴 땐 대범하게 해당 칸을 비워두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시관이 아무리 작아도 그곳이 담고 있는 정보는 줄잡아 100개 이상이에요. 모든 정보를 취할 수 없을 땐 버리는 것도 방법이죠. 민재만 해도 좋아하는 전시물 앞에선 몇 분이고 멍하니 서 있기 일쑤였어요. 이럴 때 공연히 아이를 재촉해선 안 돼요. 자칫 체험학습 자체에 흥미를 잃을 수도 있거든요."(이정은)

◇체험 이후… 결과물 모아 일기로 활용하면 금상첨화

이씨는 아들이 수시로 들춰볼 수 있도록 모든 워크북을 스프링 형태로 제본해 모아둔다. 실제로 박군은 심심할 때마다 앨범 보듯 워크북을 훑어본다. 워크북 사이사이 색깔 형광펜 필기가 눈에 띄었다. "연필 글씨는 현장에서, 형광펜 밑줄은 (체험학습 이후) 집에서 각각 작성했요. 이렇게 해두면 언제 펴 들어도 중요한 부분이 눈에 잘 띄거든요."

무료 워크북 배부처가 없는 체험학습지에선 '셀프 워크북'을 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김양의 경우, 송정제방(광나루길 제방을 따라 조성된 유원지) 주최 '매미학습교실'에 참가, 당시 받은 팸플릿 속 매미 사진을 오려 붙여 워크북을 만든 후 방학 과제로 제출했다. "워크북을 만들 당시엔 엄마와 정말 많이 싸웠어요. 저랑 엄마의 미적 감각이 서로 너무 달라서요.(웃음) 하지만 지나고 보니 고생 끝에 완성한 워크북일수록 의무적으로 쓴 일기보다 훨씬 소중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