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신고한지도 얼마되지 않아 다른 여성과 동거를 하고 있는 남편을 잡으러 주거 침입한 여성 변호사에게 법원이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장성관 판사는 남편의 간통 현장을 잡으러 남의 집에 강제로 들어가 물건을 훔친 혐의(주거침입)로 기소된 변호사 권모씨(31·여)에게 26일 벌금 3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형법상 선고유예는 범행의 동기나 결과 등을 참작해 가벼운 형의 선고를 미루는 것을 뜻한다.
장 판사는 "불법 침입 결과 남편과 다른 여성이 함께 있던 것이 결국 발각됐다"며 "긴급한 조치로 수거해 간 피해 여성의 속옷에서 남편의 DNA가 추출됐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생각이 맞았지만 주거지는 적법한 절차 없이 침입해서는 안되는 신성한 장소"라며 "피고인의 억울함 등을 확인하기 위해 피해자 주거 생활의 평온을 깨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 남편이 혼인 신고를 마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동거 생활에 준하는 외도를 했고 범행 당시 피고인은 만삭 상태였다"며 "현재 자녀를 혼자 양육하고 있고 신혼 초기 남편의 외도로 정신적으로 몹시 힘든 상태였던 점을 감안했다"고 선고유예 판결 이유를 밝혔다.
권씨는 지난해 1월 백모씨(35·여)와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해 경기 안양 백씨의 아파트 현관을 망치로 부수고 들어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권씨는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 백씨의 속옷 등을 가지고 나왔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속옷에서 남편의 DNA가 추출됐다.
권씨는 UN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