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정부가 성난 민심 앞에 굴복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21일 시위대의 요구를 수용해 공공부문 서비스 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통령의 발표 후에도 주말인 22일(현지 시각) 전국 주요 도시에서 25만명이 시위에 나서는 등 사태는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21일 TV 연설을 통해 "석유 매출을 전액 교육비로 사용하겠다"면서 "부족한 의료 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해외로 보낸 의료진을 다시 불러들이고 공공부문의 투명성을 위한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이어 "시위단체 지도자들을 불러 대중교통 발전 계획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의 대규모 시위는 지난 17일부터 시작됐다. 발단은 주요 도시의 버스·철도 요금 10% 인상이었다. 하지만 그전부터 취약한 공공서비스와 물가 상승에 따른 민생난, 공직 부패 등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이번에 한꺼번에 폭발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급기야 호세프 대통령이 직접 시위대 요구 수용 의사를 밝혔고 공공요금 인상안도 철회됐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시위는 날로 격해지면서 국제적인 우려를 낳았다. 20일에는 전국적으로 100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유리를 깨고 상점을 약탈하는 등 폭력 양상으로 번졌다. 사망자까지 나왔다. 상파울루와 북동부 파라 주벨렝에서 18세 남성과 54세 여성이 시위 과정에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월드컵, 2016년 올림픽 개최를 앞둔 브라질로서는 국제 사회의 불안을 덜어야 할 상황이다.
호세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월드컵에 초청된 손님들을 잘 맞이하고 훌륭한 대회를 치러야 한다"면서 "시위대의 에너지와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세프는 폭력 시위에 대해서는 용인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정부는 도심 내에 대혼란을 빚은 소수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폭력 자제를 촉구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시위대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AP에 따르면 22일에도 브라질 내륙 도시 벨로 오리존테에서 6만명, 상파울루에 3만명 등 총 25만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컨페더레이션스컵 축구 대회 경기를 앞둔 북동부 살바도르에서 시위대가 국제축구연맹(FIFA)의 버스에 돌을 던졌다고 전했다. 시위에 참가한 상파울루 시민은 AP에 "호세프 대통령은 의미 없는 말만 늘어놨다"며 "대중은 부패를 더는 묵인할 수 없으며 정부는 대중의 요구를 간과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