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로부터 수많은 유대인을 보호한 것으로 알려져 '성인(聖人)'이란 칭송까지 받아온 어느 이탈리아 경찰 간부에 대한 평가가 최근 한순간에 '나치 협력자'로 뒤집히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 보도했다.
2차대전 당시 이탈리아 항구도시 피우메(현 크로아티아령)의 경찰 총책임자였던 지오반니 팔라투치<사진>는 1940~1944년 수천 명의 유대인들을 나치의 학살에서 구해낸 것으로 최근까지 알려졌었다. 자신의 관할 구역에 나치가 들어오자 지역 내 유대인 1만여명에 대한 기록이 담긴 문서를 파기했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레지스탕스와 협조하면서 유대인들을 보호했다는 게 '영웅담'의 주된 내용이었다. 종전 후 이러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팔라투치는 세계적인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스라엘은 그에게 '이탈리아의 오스카 쉰들러'라는 칭호를 붙여줬다. 그러나 이달 초 미국 뉴욕에 있는 '유대 역사 센터'가 워싱턴DC 소재 미 홀로코스트 추모관에 발송한 서한에는 이러한 내용을 완전히 뒤집는 연구 결과가 담겼다. 학자 10여명으로 구성된 연구 집단이 6년에 걸쳐 과거 문서 700여건을 샅샅이 검토한 결과, 팔라투치는 "자발적 나치 협력자로서 오히려 유대인 색출에 도움을 준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1만명을 구했다던 팔라투치의 관할 구역에 실제 거주했던 유대인은 500여명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412명은 아우슈비츠에 끌려가 최후를 맞았다. 이에 따라 미 홀로코스트박물관 측은 팔라투치 관련 전시물을 최근 모조리 철거했다고 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