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20일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영종도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 허가를 신청한 미국과 일본계 기업 두 곳 모두에 자격 미달을 이유로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인천시는 영종도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들어서면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카지노 유치 사업을 벌여왔다.
싱가포르는 미국·말레이시아 기업의 투자를 받아 2010년 55층짜리 빌딩 3개를 연결해 카지노가 딸린 리조트 단지를 완공한 후 외국인 관광객이 2년 새 140만명 늘었다. 국제회의는 2009년 689건에서 2011년 919건으로 증가했고 카지노 덕분에 새로 생긴 일자리도 5만명이다. 싱가포르의 성공을 보며 필리핀·베트남·캄보디아가 카지노 산업 육성에 뛰어들었고 일본도 2014년부터 카지노를 합법화하기로 했다.
각 나라가 국민의 사행심(射倖心)을 조장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카지노 산업 육성에 뛰어드는 데는 이유가 있다. 카지노 업체들이 복합 리조트를 개발해 카지노 사업 비중은 5% 이내로 줄이면서도 호텔·쇼핑, 대형 전시회, 엔터테인먼트 쇼 등 다른 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엔 내국인과 외국인이 모두 들어갈 수 있는 강원랜드 외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16곳 있다. 강원랜드 때문에 도박 중독에 빠져 재산을 잃고 노숙자가 된 사람이 숱하다. 국내 불법 도박 규모도 2008년 53조원에서 올해 75조원으로 커졌다는 게 정부 추산이다. 정부는 이번에 두 외국 업체에 대해 '신용 상태' 등을 들어 부적합 판정을 내렸지만, 내심 카지노를 또 허용하면 우리 사회에 도박 풍조가 만연할 것을 더 걱정했을 것이다.
우리가 공해(公害) 발생만 염려했더라면 오늘날의 한국 석유화학 산업은 탄생하지 못했고, 국민이 자동차 사망 사고의 위험에 노출될 것을 걱정하기만 했으면 자동차를 지금처럼 수출 효자 상품으로 키우지 못했을 것이다. 카지노 산업이라고 해서 카지노만 볼 게 아니라 그보다 수익 비중이 훨씬 큰 쇼핑과 호텔, 컨벤션 유치 등 부가(附加) 산업 전체로 시야를 넓혀서 봐야 한다.
싱가포르는 내국인이 카지노에 입장할 때는 100싱가포르달러(약 9만원)의 고액 입장료를 물리는 등 철저한 통제 시스템을 통해 자국의 도박 중독자가 늘어나는 걸 억제하고 있다. 카지노를 허가하더라도 내국인 출입 통제는 확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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