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는 18일 세종시에서 세종청사와 서울청사·과천청사 세 곳을 연결하는 영상(映像)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그러나 작년 말 세종시로 이전한 국무조정실 등 6개 부처 기관장 중 이날 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에 참석한 사람은 정 총리와 윤성규 환경부 장관뿐이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이동필 농림부 장관, 서승환 국토부 장관, 노대래 공정위원장은 국회 상임위 출석 등으로 차관을 대신 참석시켰다.
세종시 이전 부처 기관장들이 청와대·국회 관련 업무 등으로 주로 서울에 머물면서, 세종청사는 '장관 없는 청사'가 돼가고 있다. 또 일주일에 한 번씩 있는 국무회의와 국가정책조정회의가 대부분 서울에서 열려, 세종시 이전 부처 기관장은 일주일에 적어도 이틀은 상경(上京)해야 한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국무회의는 모두 17차례 열렸는데, 이 중 세종시에서 열린 2차례 영상 회의를 제외한 15차례(88%)는 모두 서울에서 열렸다.
정부 관계자는 "첫 세종시 총리로서 세종시 이전 부처의 조기 안착을 총괄·관리해야 하는 정 총리도 업무 대부분을 서울에서 보고 있다"고 했다. 정 총리는 지난 2월 취임 이후 18일 현재까지 세종시에서 33일, 서울에서 76일을 보냈다. 서울을 방문한 주요 이유는 행사 참석(18일), 각계 인사 예방(14일), 국회 업무(10일) 등이었다.
현오석 부총리 역시 세종시에 머무는 시간이 짧은 편이다. 현 부총리는 일주일 중 월요일 하루만 세종시에 머물고, 주중과 주말 모두 서울 광화문 근처 예금보험공사 집무실에서 현안을 챙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현 부총리는 국무회의 외에도 대부분 서울에서 열리는 서별관 회의(화요일), 경제 관계 장관 회의(화요일이나 수요일), 대외 경제 장관 회의(수요일)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부총리가 직접 주재하는 경제 관계 장관 회의는 현 부총리 취임 후 11번 열렸는데, 단 한 차례 세종시에서 영상 회의를 한 것 빼고는 전부 서울청사에서 열렸다.
정부 관계자는 "부처 대부분이 아직 서울에 있고 국회도 빈번하게 열려 불가피한 면이 크다"며 "세종시에 있는 부처들도 서울 회의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초창기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화상 회의나 원격 보고를 폭넓게 활용해 세종청사의 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