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19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연준의 출구전략 전망이 난무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특히 일본 증시는 엔화 강세까지 맞물리며 지난달 고점 대비 20% 급락했고, 필리핀 등 신흥국 증시는 자금 이탈 우려로 폭락했다. 시장이 예상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이 출구전략을 시사하는 대신 시장 불안을 잠재우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금리 인상, 상당 기간 소요"
존 힐센래스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는 13일 뉴욕 증시 막판에 "버냉키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가까워졌다는 시장 참가자들의 우려를 진정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준 전문기자로, '연준 대변인'으로까지 불리는 힐센래스는 시장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의 보도로 뉴욕 증시는 1% 넘게 상승했고,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도 2.15%로 전날보다 0.08% 포인트 하락(가격 상승)했다.
그는 "버냉키 의장은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채권 매입 프로그램)와 기준금리 인상 사이에는 상당한 시간차가 존재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연준 관료들은 채권 매입이 기운이 없는 경제에 투입하는 추가 연료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만약 경제가 추가 연료가 필요없을 만큼 강해졌다 하더라도 그들은 경제가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할 것"이라고 썼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금리 상승을 우려하는 연준이 '유연한 양적완화 축소' 전략을 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밥 멜먼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은 긴축보다는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 채권시장에서 금리 상승 등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안코 리서치의 짐 비안코는 "연준은 자산매입 규모를 계속 축소하는 것보다 탄력적으로 상황에 따라 조절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신흥국 자본유출 우려…印尼 금리 인상
그러나 연준의 노력에도 금융시장 변동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정치 전문지인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미국 국채 금리가 2%인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며 "결국 금리는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와 관련해선 "점진적인 속도로 신호를 주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며 "극단적인 속도로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출구전략이 가까워지면서 자금 이탈을 우려한 신흥국에선 깜짝 기준금리 인상도 이뤄졌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13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 6%로 결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도네시아가 깜짝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통화 가치를 끌어올리고 신흥국 자금 엑소더스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다른 신흥국도 동참할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브라질은 올들어 두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도 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헌트 이코노믹스의 앤드류 헌트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출구전략을 시행하면 양적완화 영향으로 자금 유입을 경험했던 국가들에서 자본 유출 위험이 커질 것으로 우려한다"며 "그러나 미국의 더딘 경기 회복세와 물가 상승률 하락 등을 감안하면 연준이 조기에 출구전략을 시행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