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관의 개인정보 수집 행위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29)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이 "미국 정부가 중국과 홍콩을 수년 동안 해킹해 왔다"고 추가 폭로하면서 파문은 외교 문제로 비화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스노든은 13일 홍콩 언론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2009년부터 중국과 홍콩의 컴퓨터를 표적으로 해킹해 왔다"며 "홍콩에선 홍콩중문대를 비롯해 공공기관과 기업, 도시에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표적이 됐다"고 주장했다. 또 "전 세계적으로 6만1000건이 넘는 해킹 작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그 중 수백개가 중국과 홍콩을 겨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CMP는 "스노든의 폭로로 지난 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만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양국 협력 공조가 위협을 받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스노든은 "미국 정보당국이 중국의 군 통신망을 해킹한 (구체적인) 정보는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스노든은 자신의 거취도 밝혔다. 지난달 20일 자신이 살던 하와이에서 홍콩으로 날아온 스노든은 "홍콩에서 떠나라는 요청을 받기 전까진 이 곳에 머물 것"이라며 "도망칠 기회도 많았지만 홍콩의 사법권을 믿기 때문에 이곳에 머물며 미국 정부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는 홍콩을 택한 것이 실수라고 하지만 내 의도를 오해한 것"이라며 "나는 정의의 뒤에 숨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범죄를 폭로하러 온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들 사이에서는 스노든에 대한 입장과 호칭을 두고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의 일부 주요 언론들은 스노든을 '양심적인 휘슬 블로어(내부 고발자)'라기보다 '무책임한 기밀 누설자(leaker)'로 부르기 시작하면서 여론의 귀추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의 대표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과 데이비드 브룩스는 각각 11일과 10일 자신의 기명 칼럼에서 스노든을 국가의 기본 기율을 깬 인물로 규정하고 그의 행동을 비판적으로 다뤘다.

세계적인 영향력을 자랑하는 미국의 AP통신도 스노든을 '누설자'(leaker)로 부르기 시작했다. AP는 10일 기자들에게 "(정의감이 내포된) 휘슬 블러어 대신 누설자라는 표현을 쓰라"는 메모를 전달했다고 ABC뉴스가 11일 전했다. 톰 켄트 AP통신 표준어 에디터는 "휘슬블로어는 잘못한 사람을 폭로했을 때 쓰는 단어"라며 "단순히 누군가가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거나 부도덕하다는 주장을 했다고 해서 휘슬블로어라고 부를 순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과 CNN도 누설자란 표현을 쓰고 있다.

반면 스노든의 폭로 내용을 처음 보도한 영국 가디언은 휘슬블로어라는 단어를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스노든은 SCMP와 인터뷰에서 "나는 반역자도, 영웅도 아니다"라며 "나는 미국인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가족들과 연락하지 못했다"며 가족의 신변을 걱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