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難姙)으로 진단받은 남성 숫자가 7년 만에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흔히 난임이라고 하면 여성을 먼저 떠올리지만, 남성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10~20%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10일 '정부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사업 현황과 성과' 자료에서 "남성 난임 진단자 수는 2004년 2만2166명에서 2011년 4만199명으로 7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특히 2010년도엔 전년 대비 27.7%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의 증가 폭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남성 난임의 원인으로 △정자 숫자의 감소나 생산력 저하 △고환이나 정낭과 같은 생식기관 이상 등을 꼽는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성원 교수는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크게 늘고, 오랜 시간 자리에 앉아서 일하다 보니 남성 생식기관의 기능 장애가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꽉 끼는 바지와 같이 남성복 트렌드가 바뀐 것도 여러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난임 진단을 받고 나서 체외수정이나 인공수정 등 적극적 시술을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2011년 남녀를 포함한 우리나라 전체 난임 진단자 숫자는 19만1205명인데, 이 중에서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 등 시술을 받은 경우는 8만6443건으로 절반에 못 미쳤다.

보건사회연구원의 표본조사결과에 따르면, 난임 진단을 받았지만 치료받지 않은 경우가 37.9%, 치료를 받다가 중단한 경우가 25.0%였다. 약 3명 중 2명은 난임 치료를 포기한 셈이다. 정부는 현재 월평균 소득 150% 이하인 난임 부부에게 시술비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2011년에는 약 4만여 난임 부부가 시술비 지원을 받았다.

이성원 교수는 "남성 난임은 치료가 상당히 제한적이긴 하지만, 체외수정이나 인공수정의 방법으로 해결이 가능하므로, 1년 이상 자연 임신이 되지 않을 경우 반드시 병원을 찾아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