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 출범하는 대통령 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에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전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대통합은 맞춤형 복지, 경제 민주화와 더불어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다. 박 대통령은 대선 때 "지역과 이념, 빈부(貧富)로 갈라진 이 나라를 하나로 묶어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새누리당에 국민대통합위를 신설해 야권(野圈) 출신 정치인과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민주화 운동을 했던 인사들을 영입했고, 올해 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도 같은 이름의 위원회를 뒀다.

정부 구성 과정의 인사(人事) 파동, 정부조직법을 둘러싼 국회 논란, 북한발(發) 안보 위기 등이 이어지면서 국민대통합위의 발족이 늦어졌다. 새누리당과 인수위 안에 설치됐던 국민대통합위에서 수석부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지낸 인사가 곧 발족하는 국민대통합위에 들어가지 않기로 하고, 위원회 규모도 40여명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그래서 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무슨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는 모양이다. 위원직을 맡지 않기로 한 이들은 "앞으로 다른 영역에서 대통령을 돕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역시 2009년 말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를 만들어 계층·이념·지역·세대를 다루는 4개 분과위에 48명의 위원을 임명하고 매년 40여억원의 예산을 썼다. 그러나 이 사회통합위가 발족 후 2년 남짓 무슨 일을 했고 어떤 실적을 남겼는지를 기억하는 국민은 없다. 그들이 만든 수천 페이지가 넘는 보고서가 지금 어디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지 챙기는 사람조차 없다. 인력과 시간은 제한돼 있는데 모든 이슈를 다루려는 것부터 무리였다. 대통령이 한두 번 얼굴을 내민 걸로 정부 내의 이 위원회에 대한 관심은 끝이 났다.

대통령이 국민 통합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면 국민대통합위가 먼저 정부와 기업, 사회 일반에서 지역·세대·계층 갈등과 소수자 차별의 실태부터 파악하도록 해야 한다. 한국 사회의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 없이 국민 통합 대책을 내놔봐야 공염불에 불과하다. 국민대통합위가 실천할 방법도 없는 두루뭉술한 보고서나 내놓을 바에는 사회통합위 보고서의 수정판을 만드는 게 낫다. 국민대통합위에 대한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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