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푸젠성 샤먼(廈門)에서 7일 오후 도심을 달리던 급행 버스에 '분풀이 방화'로 불이나 47명이 사망하고 34명이 다쳤다고 신화통신 등이 9일 보도했다.
공안 당국은 방화범의 유서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남긴 글을 바탕으로 "불우한 환경을 비관한 방화범이 세상에 분풀이하기 위해 고의로 불을 지르고 자살한 것"이라고 밝혔다. 방화범 천수이쭝(陳水總)의 시신은 불탄 버스에서 발견됐다.
매체에 따르면 승객 90명(정원 95명)을 태운 샤먼시의 한 간선급행버스(BRT)는 7일 오후 고가도로 위에서 몇 차례의 폭발음과 함께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다. 화재는 10여분간 계속됐고, 학생 15명을 포함한 승객 90명 중 절반 이상이 사망했다. 당초 공안은 버스의 기술적 결함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현장 조사에서 타이어와 연료통이 사고 전에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디젤 버스인데 휘발유 성분이 검출됐다. 공안 당국은 버스정류장 주변 CCTV 등을 분석한 결과, 1954년생인 천수이쭝을 방화범으로 지목했다. 그는 사건 당일 '만원 버스'를 찾기 위해 정류장을 여러 차례 배회했다고 북경신보가 보도했다.
공안이 찾아낸 유서 등에서 방화범은 자신을 '민초(民草)'라고 부르며 불우했던 개인 환경을 적어놨다. 그는 "사는 게 즐겁지 않다. 초등학교만 졸업했으며, 1970년 생활고로 가족과 관계가 끊겼다. 1994년 딸 하나를 얻었지만, 입에 풀칠하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평생을 일정한 집과 직업도 없이 전전했다고 한다. 방화 직전에는 잘못된 나이를 고쳐 사회복지수당을 받기 위해 현지 공안국을 22차례나 찾았지만 허탕을 쳤다고 말했다. 그는 웨이보에 "살길이 너무 막막하다. 살 기회를 달라"는 글을 남겼다.
최근 중국에선 정치적·사회적 불만을 '묻지 마 범죄'로 표출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2009년에도 쓰촨성 청두(成都)에서 한 실업자가 만원 버스에 불을 질러 자신을 포함해 27명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중국은 경제 발전 속도만큼 빈부 격차 등으로 인한 사회 불만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