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정치 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9일에도 원세훈<사진>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적용과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론 내리지 못했다. 검찰은 10일 원 전 원장에 대한 적용 혐의와 사법처리 수위를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현재 보완 수사가 이뤄지고 있고, 수사팀과 대검찰청의 의견이 단일화되면 최종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일(10일) 오전에도 발표는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수사팀과 검찰 수뇌부 사이에 아직 이견(異見)이 남아 있다는 말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도 "아직 이 사건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았고 마지막 검토가 진행 중인데, 사건을 특정한 방향으로 몰고 가려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충분한 법리 연구와 이견 조율을 거쳐 결과를 도출할 테니 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의 발언은 최근 정치권 등에서 검찰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경계하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와 관련, 원 전 원장에 대한 '선거 개입' 혐의 적용과 구속영장 청구 문제를 놓고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대검 수뇌부, 수사팀은 이날도 이견 조율을 시도했지만, 결론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장관 등은 "원 전 원장이 선거 개입을 지시한 직접 증거가 없고, 특정 후보 당선·낙선을 도우려는 '목적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수사팀은 "원 전 원장이 야권의 제도권 정치인들까지 종북으로 규정한 것은 여당에 유리하게 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 진영은 주말을 기점으로 한 발짝씩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 전 원장에 대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수사팀과, "선거법을 적용하면 무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검찰 수뇌부는 이견 조율을 통해 "선거법은 적용하되, 불구속 기소"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수렴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때 수사팀은 "한 달 반 고생해서 수사한 결과를 일요일에 발표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반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선거법 공소시효 만료일(19일) 열흘 전까지 기소하지 않음에 따라, 원세훈 전 원장 등을 고발했던 야권은 10일부터 '재정(裁定)신청'을 제기할 수 있게 됐다.


☞재정신청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고등법원에 기소 여부를 직권으로 결정해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재정신청이 접수되면 공소시효는 정지되며, 검찰은 30일 이내에 수사 기록을 법원에 넘겨야 한다. 그러나 그전에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경우, 재정신청은 자동으로 각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