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지은 지 15년 이상 된 공동주택에 대해 지금보다 최대 3개 층 더 올리고 가구 수를 15%까지 늘릴 수 있도록 수직 증축(增築) 리모델링을 허용키로 했다. 아파트 단지를 리모델링할 때 3개 층 더 올리고 가구 수를 15% 늘리면 신규 분양 가구가 증가하면서 주민들이 부담하는 리모델링 비용이 줄어들어 리모델링 사업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리모델링에 대한 새로운 기준은 관련 법안이 6월 임시국회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시행된다. 리모델링은 건물 골조 구조는 그대로 두면서 아파트 면적을 확장하고 방 배치를 바꾸는 공사를 말한다.

정부는 그동안 주민들이 합의하면 20년 이상 된 노후(老朽) 아파트를 허물고 그 자리에 고층 아파트를 올리는 재건축 위주의 주택 공급 정책을 펼쳐왔다. 재건축 중심의 주택 정책은 재건축에 따른 시세(時勢) 차익이 주민에게 많이 돌아가는 대신, 재건축 단지가 주변 아파트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전세값을 올리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2007년부터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재건축 사업마저 시들해지자 정부가 이번에 리모델링 활성화를 통해 주택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겠다고 나선 것이다.

지은 지 15년이 넘어 리모델링할 수 있는 공동주택은 전국에 429만 가구에 이른다. 그러나 주택 경기가 바닥까지 가라앉은 상황에서 몇 층 더 올리고 가구 수를 15% 늘리는 정도로 얼마나 많은 아파트 단지가 리모델링에 뛰어들지는 의문이다. 정부가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에 대한 규제를 좀 더 과감하게 손질해야 주택 시장이 움직일 것이다.

우리 주택 보급률은 2010년 101.9%에 이르렀다. 새집 수요는 급격히 줄어드는 반면 12년 후인 2025년 전후로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의 20%를 넘게 되면 대도시 주변에도 요즘의 농촌처럼 빈집이 급증할 전망이다. 30년 넘는 낡은 아파트도 2020년엔 122만5000가구로 지금보다 4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이런 주택 시장의 구조 변화를 도외시하고 지금까지 해오던 것처럼 신도시 개발이나 행복주택 20만호 공급처럼 신축 주택을 늘리는 방식으론 주택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정부는 이미 포화 상태에 도달한 기존 주택을 쉽게 증·개축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고 독거(獨居) 노인 등 다양한 수요에 맞는 주택을 늘리는 방향으로 주택 정책을 전환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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