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6일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이산가족 상봉, 6·15 공동행사 등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제안했다. 우리 정부는 이를 수용한 후 "오는 12일 서울에서 장관급 회담을 갖자"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 주 중 박근혜 정부 출범 후 남북 정부 차원의 첫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다.
북한은 그동안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당국 간 회담을 열자는 우리 측 제안을 계속 거부해왔다.
정부는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근본적인 변화를 시도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미·중(7일), 한·중(이달 말)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압박 및 외교적 고립을 모면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전술적 변화를 꾀하는 것인지 그 의도를 면밀히 분석 중이다.
북한은 6일 오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특별 담화를 통해 "6·15(남북 공동선언)를 계기로 개성공업지구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북·남 당국 사이의 회담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북측은 "회담에서 필요하다면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을 바라는 인도주의 문제도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회담 장소와 시일은 남측이 편리한 대로 정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남조선 당국이 우리의 제의에 호응해 나오는 즉시 판문점 적십자 연락 통로를 다시 여는 문제를 비롯한 통신, 연락과 관련한 제반 조치가 취해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저녁 7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정부가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남북 당국 간 회담 제의를 북측이 수용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남북 장관급 회담을 12일 서울에서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회담 시기와 장소, 대표자 직급을 못박아 역(逆)제안을 한 것이다. 류 장관은 "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적 문제 협의를 위해 북측은 내일(7일)부터 판문점 연락사무소 등 남북 간 연락 채널을 재개하기 바란다"고 했다. 류 장관은 그러나 회담 의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중 연쇄 정상회담에 영향을 미치려는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을 것"이라며 "의제 문제도 북한이 하자는 대로만 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북한의 대화 제의는 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에서 함께 북한을 압박하는 장면을 피해보려는 것이 1차적 목표"라며 "한반도 긴장 완화 분위기를 보여줌으로써 중국이 북·미 간 대화를 권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