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진 늘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셨죠. 사업가로서 자질을 말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능동적으로 개척해 나가라는 뜻이었어요. 그 정신을 저와 같은 젊은 세대와 나누고 싶어요."

정남이(30·사진) 아산나눔재단 기획팀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녀다. 연세대 철학과를 다니다 유학길에 올라 미국 남가주대학 음대를 졸업하고, MIT 경영전문대학원을 마쳤다. 최근까지 다국적 컨설팅전문회사인 베인앤컴퍼니에 다녔던 그는 올해 초 아산나눔재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산나눔재단은 고 정주영 회장 10주기였던 2011년 정 팀장의 부친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주도로 설립된 복지재단이다.

정 팀장이 생각하는 복지는 조금 달랐다. 그는 "미래 세대에 대한 '투자'도 한 사회의 복지 수준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했다. 실제로 아산나눔재단은 청년 창업 활성화와 국제 감각을 갖춘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창업경진대회를 열어 역량 있는 청년 사업가를 발굴하고, 해외에 진출한 국내기업 사업장과 유엔 산하 국제기구에 인턴을 파견하기도 한다. 저개발국가에 대한 봉사활동도 지원한다. "할아버지께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다'고 하셨죠. 우리 세대 청년들에게 이 말씀이 삶의 지표가 될 거라 믿습니다."

정 팀장이 요즘 가장 공을 들이는 업무는 서울 도심에 '정주영 캠퍼스(가칭)'를 여는 것이다. 청년들을 위한 일종의 '창업보육센터'로 창업을 지원하는 각종 기능을 한곳에 모아 막 창업한 소규모 기업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그는 장소 물색부터 프로그램 구상까지 손수 챙기고 있다. 그는 "유럽 벤처의 요람으로 자리 잡은 구글(Google)의 런던 캠퍼스처럼 가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