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조태영 대변인이 30일 탈북자 문제에 대해 브리핑 하며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라오스 탈북자' 9명의 북송(北送) 사실이 확인된 후에도 우리 정부의 후속 대응이 안이하고 무기력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을 했다. 조 대변인은 한·중 학술회의 개최, 인천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ESCAP) 사무실 개소 등의 소식을 전했지만 최근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라오스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이 없었다. 기자들이 탈북자 관련 질문을 쏟아내자 조 대변인은 대부분 "구체적 사항을 언급할 수 없다"며 피해갔다. 그는 우리 정부의 대처 미흡을 지적하자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까지 라오스 탈북자 문제에 대해 한 번도 공식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익명을 요구하는 정부 당국자의 비공식 설명을 통해 관련 소식을 간간이 전했지만 대부분 정부의 잘못이 별로 없음을 주장하는 내용이었다.

탈북자들이 억류된 18일 동안 영사 면담을 못 한 데 대해서도 "라오스 측이 지속적으로 거부해 어쩔 수 없었다"고만 했다. 정부는 이정관 재외동포영사대사를 특사로 라오스에 파견해 강력한 항의를 전달하고 재발 방지를 요청했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정부 부처 간 책임 떠넘기기 양상도 보인다. 외교부 한 관계자는 "솔직히 탈북자 문제는 국정원이 주로 다뤄왔다"며 "책임이 있어도 우리보다 그쪽이 더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정부는 중국이 북송을 사실상 묵인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묵묵부답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오히려 미국이 한마디 하고 나섰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29일 "라오스가 탈북자 9명을 중국으로 추방했다는 보도에 우려하고 있다"며 "이 지역 국가들이 자국 영토로 들어온 탈북자들을 보호하는 데 협력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