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강진군 성전면 명산리에 사는 김오동(76)씨가 37년간 써온 일기장을 국가기록원에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1975년부터 지금까지 일기장 24권에 자신의 생활사를 소상하게 기록해왔다. 매일의 날씨와 농사를 비롯 주요 사건, 가족 경조사, 축·부의금, 곡물 수매가 등 자기는 물론 주변의 일들을 자세히 담았다.
"날마다 일기를 쓰면서 하루를 돌아다보았어요. 주변에서 기증을 권해와, 결심했습니다."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이웃집 농사를 짓던 김씨는 스무 살 무렵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글 공부도 겸했다고 한다. 그러나 1974년까지 써오던 일기장은 안타깝게도 소실되었다. 그의 일기장에 기록된 부조금이 흥미롭다. 축·부의금 액수를 모두 기록해왔기 때문. 1980년대에는 5000원, 가까운 사람이 사망했을 때는 1만원이었다. 1988년부터는 1만원, 1991년부터는 대부분 2만원이었다. 1996년부터는 3만원으로 올랐고, 2000년대 들어서는 종종 5만원을 내오고 있다.
강진군 박경석 기록연구사는 "농부의 시각에서 바라본 우리나라 현대사의 변화상과 서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기초 자료"라고 말했다.
김씨의 일기장은 국가기록원 심의를 거쳐 오는 6월 중 수집 여부가 결정된다. 현재 국가기록원에 수집된 민간기록은 16만8993점이다.
광주광역시=권경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