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 폭력 사건을 조사하고 가해 학생에 대한 처분을 내리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 개최 건수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운영하는 학교 폭력 신고전화 117에 접수된 학교 폭력 건수가 대폭 늘어난 것과는 상반된 현상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3~5월 석 달 동안 서울의 초·중·고교 학폭위에서 심의한 사건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6%(609건→301건) 줄었다고 28일 밝혔다. 가해 학생 수와 피해 학생 수도 지난해 2247명, 1113명에서 올해는 각각 919명, 461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학교 폭력 신고전화 117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급증했다. 올해 1~4월에 117신고 건수는 3만354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728건의 4배 이상으로 늘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신학기에 학생 간 서열 다툼이 벌어지기 때문에 1년 중 3~5월에 학교 폭력이 가장 많이 일어난다"며 "작년 한 해 동안 117신고 전화가 알려져 올해 신학기에 신고가 활발해진 것도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학교 폭력은 줄어든 것일까. 전문가들은 가해 학생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면서 눈에 띄는 폭행이나 금품 갈취 등 '물리적 폭력'은 줄었지만, 욕설이나 협박 등 '정서적 폭력'을 가하는 은밀한 방식의 학교폭력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17에 접수된 '모욕·명예훼손·왕따·협박' 등 정서적인 괴롭힘은 지난해 2690건에서 올해 1만3349건으로 5배 늘어났다.
서울시교육청 측은 "가해자에 대한 징계를 강화하고, 학교장이 폭력을 은폐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정책으로, 학교 현장에서도 학교폭력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뿌리내리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학교가 적발하기 어려운 음성적 폭력에도 관심을 기울이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