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관련 망언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일본유신회 공동대표)과 일본군 강제 동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만남이 할머니들의 철회로 24일 무산됐다.
하시모토는 이날 오전 11시 오사카 시청에서 일본군 강제 동원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87)·길원옥(84) 할머니와 만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할머니들은 이날 하시모토가 이 만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고 면담을 철회했다. 하시모토가 작년 8월 "위안부가 강제 동원된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자 김 할머니 등은 "내가 살아 있는 것이 증거"라며 면담을 요구했다. 김 할머니 등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하시모토가 자신의 발언이 유엔, 미 국무부와 의회 등의 비판으로 이어져 정치적 위기에 처하자 자구책으로 면담을 활용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시모토는 할머니들과 만남에서 무릎을 꿇는 등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할머니들은 "하시모토는 면담의 대상이 아니라 심판의 대상"이라면서 "만남에 앞서 먼저 망언을 철회하고 공식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시모토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과거 위안부들이 큰 고통을 겪은 것에 사죄한다"면서도 "위안부들이 일본의 국가 의사에 의해 강제적으로 납치·동원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안부들은 국가가 아니고 민간업자들에 의해 위안소로 보내졌다"고도 주장했다.
일본군 강제 동원 위안부와 관련된 정치인들의 망언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행정개혁담당상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제도가 슬픈 것이지만 전시 중에는 합법이었다는 것도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이나다는 2007년 6월 미국 언론에 '위안부 강제 연행의 증거는 없다'는 주장을 담은 광고에 이름을 올린 일이 있는 변호사 출신의 극우 정치인이다.
이나다는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 2011년 8월 한국을 방문하려다 입국이 거부된 바 있다. 과거 도쿄전범재판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나다는 국제적 비난을 의식한 듯 "(위안부 제도가) 지금이든 전시 중이든 여성 인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임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23일 "우리나라는 특히 아시아 여러 나라의 사람들에게 큰 손해와 고통을 안겼다"면서 "이에 대한 통절한 반성이 전후 일본의 원점"이라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내용은 일본이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에 포함된 문구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4월 "침략의 정의는 학술적으로, 국제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고 발언한 후 국제적인 비난이 쏟아지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무라야마 담화를 인용한 발언을 자주 하고 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일본이 침략했다"는 발언은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