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모토 마사요시(松本榮好)씨.

태평양전쟁에 참전했던 90대 일본인 남성이 당시 일본군의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사실상 성 노예였다”며 당시 자신이 목격했던 일에 대해 증언했다. 그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 대해서도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사과하고 보상할 것을 촉구했다.

일본 가나가와(神奈川) 현 사가미하라(相模原)에 사는 마츠모토 마사요시(松本榮好·91)씨는 23일 로이터통신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1944년 초부터 1946년 3월까지 일본군 제1군의 가타메(固)여단 7대대에서 위생병으로 근무했다고 밝혔다. 그가 맡은 업무 중 하나는 위안부 여성이 에이즈나 기타 성병에 감염됐는지를 검사하는 일이었다.

마츠모토씨는 “내가 본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이 고통스럽다. 나 자신이 전범자 같기 때문이다. 다 덮어두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그러는 동시에 또 말해야만 한다고 느낀다. (위안부에 대해) 말하는 것이 현재 내 삶의 목적이며, 내가 지금까지 이토록 오래 살아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츠모토씨가 자신의 군 복무 시절 앨범을 꺼내보고 있다.

중국 산시(山西)성에 주둔했던 일본군 병영에서 마츠모토씨는 약 300명의 군인과 성 관계를 맺어야 했던 한국 여성 예닐곱명의 성병 검사를 도왔다. 그는 “군인들이 (위안부 건물 앞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줄을 서 있었다”며 “하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았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 바지를 내리고 속옷을 벗은 채 기다리던 군인도 있었다. 마치 화장실에 용변을 보러 가기라도 하듯 반나체로 서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마츠모토씨에 따르면 정식 위안소를 보유하지 못한 일본군 부대는 마을을 공격해 ‘부녀자 사냥’에 나섰다고 한다. 그는 “예쁜 여자애 없느냐(有漂亮的姑孃)는 뜻의 중국말은 지금도 기억난다”며 “일본 군인들이 여자들을 찾으면 부대로 끌고 가서 집단으로 강간하는 걸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대로 된 전투를 하기보다는 부녀자들을 사냥하는 게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세계 각국이 위안부 제도를 가지고 있는데 왜 일본의 위안부 제도만 문제가 되느냐”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의 최근 발언에 대해서 마츠모토씨는 “다른 사람이 살인했다고 해서 자신의 살인을 정당화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일본 총리는 일본을 대표해 지체 없이 충분한 사과를 해야 마땅하다”며 “피해자들은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