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필리핀 군함이 양국 간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런아이자오(仁愛礁·필리핀명 아융인 섬)에서 열흘 넘게 대치 중이라고 환구시보(環球時報)가 23일 보도했다. 필리핀 볼테르 가즈민 국방장관은 이날 "영토를 지키기 위해 최후의 1명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이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필리핀은 지난 9일 런아이자오 모래톱에 걸려 있는 필리핀 구형 상륙함의 침몰을 막기 위해 군함 3척을 보내 상륙함을 모래톱에 고정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군함 1척과 해양감시선 2척을 10일 파견해 필리핀 측을 감시하는 등 공사를 저지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필리핀은 지난 1999년 5월 당시 유고 주재 중국 대사관이 미군 폭격을 당해 혼란한 상황에서 구형 상륙함을 런아이자오로 보내 '바닥이 샌다'는 이유로 모래톱에 배를 올려놨다. 이후 필리핀은 상륙함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군대를 번갈아 파견했으며, 지금까지 이 암초를 실효 지배하고 있다.

중국은 1999년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좌초 상륙함'을 없애라고 요구했지만 필리핀은 오히려 노후화로 침몰 위기에 몰린 상륙함을 구하기 위해 말뚝을 박는 등 보강 공사에 나선 것이다.

현재 이 상륙함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필리핀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