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사와 한전 간에 장기 계약이 도입되는 등 전력 도매거래 제도가 바뀐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23일 발전회사와 전기 판매회사인 한국전력 간에 장기 계약을 맺도록 하는 방안 등을 담은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내 전력시장은 한국수력원자력·한국남동발전 등 한전의 발전 자회사와 SK E&S 등 민간 발전사들이 생산한 전기를 판매 독점 사업자인 한전이 사들여 기업과 가정 등 소비자에게 소매로 파는 구조다. 지금까지는 주로 가스 발전기가 결정하는 시장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생산 원가가 싼 원자력과 석탄 화력, 수력 발전 등에 대해선 일종의 할인율인 조정계수를 적용, 발전 대금을 지급해왔다. 대부분의 전력 거래가 시장에서 이뤄지다 보니 갑자기 원전(原電) 등이 멈췄을 땐 대신 원가가 비싼 전기를 사들여야 해 한전의 부담이 컸다.

개정 법안에선 원자력과 석탄, 수력 등 기저(基底) 발전은 한전과 미리 3~5년 등 일정 기간 동안 일정 물량에 대해 장기 계약을 맺게 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금까진 발전기가 불시에 정지해도 발전사는 거래관계에 따른 손실은 거의 없었지만, 장기 계약이 이뤄지면 계약을 지키기 위해 발전사가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며 "회사마다 고장 등을 막기 위해 운영 효율화에 나서게 되면 국내 전력 수급이 안정화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NG(액화천연가스)와 유류 발전은 지금과 같이 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새누리당 김한표 의원은 "전력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저 발전에 대해 장기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전기 요금이 크게 출렁이지 않도록 하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발전회사가 원가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게 하는 당근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발전기의 비정상적인 초과 이익을 막기 위해 올 3월부터 시행 중인 상한가격 제도도 법률에 규정이 신설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가격 상한은 효율적인 가스터빈 발전기의 LNG 연료비를 기준으로 매월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정 법안은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