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한 영국군의 현지 통역원들을 대거 영국으로 이주시키는 보상 방안을 마련했다. 사진은 영국군을 도왔다는 이유로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 단체인 탈레반에게 고문당한 아프가니스탄 통역원.

영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영국군의 철군을 결정하면서 통역원 역할을 한 현지인들에게 영국 이주 혜택을 주기로 했다고 일간 가디언이 21일 보도했다. 통역원들을 아프가니스탄에 두고 철군할 경우 이슬람원리주의 무장단체인 탈레반에게 보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2001년 이후 영국군 통역원을 최소 20명 살해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통역원 가운데 94%가 탈레반에게 위협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영국은 이달 초만 해도 통역원 보상 계획에 이주 방안을 넣지 않았지만 일부 통역원이 법적 대응에 나서자 이주 대책을 마련했다. 영국 총리실 관계자는 "영국군과 함께 위험한 길을 걸어온 통역원들에게 결코 등을 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주 자격은 2012년 12월부터 영국군 철군이 종료되는 2014년 12월 사이에 12개월 이상 통역원으로 활동한 현지인에게 준다. 이 기준에 따르면 통역원 1200명 중 절반인 600여명 정도가 영국으로 이주할 수 있다. 정부는 이들과 부양가족에게 5년짜리 비자를 발급하고 일정 기간 숙소·일자리도 제공할 예정이다. 비자가 만료되는 5년 뒤에는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600여명이 모두 이주를 선택할 경우 예산이 3000만파운드(약 505억원) 필요하다.

이주를 원치 않는다면 5년간 영국 정부가 비용을 지불하는 직업훈련이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는 '철군 후 18개월 동안 월급 수령'을 선택해도 된다. 이주 자격이 없는 나머지 통역원들에게도 둘 중 하나를 선택할 권리가 생긴다. 1200여명이 모두 아프가니스탄에서 훈련·교육을 받으면 3600만파운드(약 606억원)가 들고, 18개월치 월급을 택하면 1080만파운드(약 182억원)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