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국회 앞두고 野, 국정원 정치개입 논란ㆍ밀양 송전탑 공사강행… '전선 넓히기'
- 경제민주화 주도권 뺏긴 與, '상생'ㆍ'성장'으로 국면 전환 시도
여야가 '강대강(强對强)' 전면전으로 한 발 한 발 다가가고 있다. 경제민주화 입법과 국정원 정치 개입 논란,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 등 6월 임시국회에서 다룰 각종 쟁점 현안을 놓고 첨예한 시각차를 드러내며 격돌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과 새누리당은 특히 상대방의 약점을 공략하며 6월 국회 전 확실한 정국의 주도권을 쥐는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정원 선거ㆍ정치 개입과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 등 국민 여론을 자극할 수 있을 만한 이슈를 적극적으로 내세워 정부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전선을 넓히는 전략이다. 반면에 새누리당은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주도권을 뺏긴 경제민주화 이슈에 대응해 새로운 프레임과 이슈로 정국을 다시 끌고 가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 전선 넓히는 민주, 이명박ㆍ박근혜 대통령 정조준… 전면전 가나
민주당의 칼끝은 국정원 선거ㆍ정치개입으로 향했다. 민주당 국정원 사건 진상조사특위는 22일 국정원의 선거ㆍ정치개입 의혹과 관련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관련자 9명을 서울중앙지검에 추가로 고발하며 공세의 끈을 조였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정원의 대선 불법개입 및 정치공작 파문이 커지고 있다"며 "이미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국정원 정치 공작 의혹 문제는 덮고 갈 수도, 침묵으로 외면할 수도 없는 만큼 박근혜 대통령이 단호한 원칙과 처벌 의지를 밝혀달라"고 박 대통령을 압박했다.
김 대표는 특히 최근 공개된 '반값 등록금'에 대한 국정원 추정 문건과 관련해 "의혹을 받는 국정원 정치공작 문건 작성 책임자가 청와대에 파견근무한다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국정원의 정치공작범죄 혐의와 관련해 박 대통령이 침묵하는 것은 국민의 우려와 의혹을 깊어지게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명박 전 대통령도 정조준하며 대여(對與) 압박의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국정원 사건 진상조사특위 위원인 박범계 의원은 이날 고발한 원세훈 전 원장을 언급하며 "원 전 원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국정원의 정치개입은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정원 2, 3차장에 이르기까지 조직적으로 실행됐다고 추청된다"며 "2011년 문건 작성행위까지 처벌 가능하도록 법리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을 두고도 민주당은 강공을 펼쳤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지난 8년 동안 한전은 무엇을 한 것이냐. 정부는 뒷짐만 지고 중재활동을 안했냐"며 "공사를 당장 중단하고 뒷짐지고 있던 국무총리실과 정부의 갈등조정 기관들이 적극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조경태 최고위원도 "국책사업은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사업이 돼야지 국민의 생존권을 짓밟는 유신독재 시절로 가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 새누리 "민주 甲乙법 단편적"…'상생 강조' 프레임 싸움 나서
새누리당은 최근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경제민주화 입법이 "단편적"이라면서 적극적인 입법 활동으로 맞불을 놓겠다며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특히 최근 가열되고 있는 '갑을(甲乙)' 논쟁에 '상생'이라는 새로운 이슈를 들고 나오며 프레임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이른바 '갑을(甲乙)' 논란과 관련해 "당 정책위는 6월 국회에서 '갑을상생' 도모 법안을 우선 처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고,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도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한 쪽이 힘의 논리를 악용해 횡포를 부리면 갑을 모두 공멸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상생'을 강조한 뒤 "갑을 논란은 경제민주화의 범위이고, 경제민주화는 당의 총ㆍ대선 주요 공약인 만큼 당이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남경필 의원도 "민주당이 추진하는 갑을 관계법안은 사실 단편적이고 현상적 문제만 해결하는 법안"이라며 "여당인 우리가 이 문제 해결을 주도하기 위해 구조적인 문제를 파헤치고 입체적으로 다루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간사인 여상규 의원도 "당 방침은 경제를 살리는 경제민주화로 좀 방향이 잡혀가고 있다"며 "갑을관계 해소도 중요하지만 경제에 찬물 끼얹는 대기업 규제는 가급적 지양하고 상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의 이 같은 주문은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갑을 프레임'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오히려 '성장'과 '상생'이라는 새로운 이슈를 던져 정국의 주도권을 되찾아오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최경환 신임 원내대표가 새누리당의 3대 과제 중 첫 번째로 '경제활력 회복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꼽으면서 '창조경제ㆍ일자리 창출 TF'를 구성키로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