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은 20일 서울 영훈국제중학교에 대한 감사 결과 이 학교가 올 신입생 입학 전형에서 조직적으로 성적을 조작한 사실을 밝혀내고 교감·입학관리부장·교무부장을 파면토록 하고 검찰에도 고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붙일 아이와 떨어뜨릴 아이를 미리 정해놓고 그에 맞춰 자기소개서 등 심사위원이 주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영역의 점수를 부풀리거나 형편없이 매기는 수법을 썼다고 한다. 교육청은 또 인사·회계처리 과정에서 30여건의 부정 사례를 적발해 이사장 취임 승인을 취소하고 관련자 10여명을 검찰 고발 또는 징계하도록 했다. 대원국제중도 입학 전형에서 일부 지원자들에게 특혜를 준 것이 드러나 3명이 중징계를 받았다.
전국 4곳의 국제중은 수학 같은 과목도 원어민 교사가 영어로 가르치는 방식으로 강도 높은 영어 교육을 하고 있어 학부모들이 자녀를 입학시키고 싶어 하는 선망의 대상이다. 그러나 공립인 부산국제중과 종교재단이 운영하는 청심국제중과 달리 영훈·대원 국제중은 2009년 개교 때부터 논란이 많았다. 1000만원 넘는 비싼 학비도 문제였지만, 국제중에 들어가는 것이 특목고-일류대로 진학하는 지름길이라는 평판이 생기면서 입학을 둘러싼 비리 의혹도 쏟아져 나왔다. 이번 감사로 그중 상당 부분이 사실로 밝혀진 셈이다.
국제중에선 외국 명문학교를 본떠 스포츠·예술 분야의 방과후 활동을 많이 시킨다. 하지만 영훈·대원의 경우 지난 5년간 재단이 부담해야 하는 교직원 연금·건강보험금 같은 법정부담금조차 10~30%밖에 내지 못할 정도로 재단 여력이 충분치 않다. 이 학교들은 소외층 자녀를 20%씩 뽑아 장학금을 주겠다고 했던 약속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겠지만 부족한 학교 운영비를 충당하려고 기부금을 받고 부유층 자녀 합격을 위해 성적을 조작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국제중 설립 취지는 우리 아이들에게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글로벌 인재로 클 수 있는 문을 열어주자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적어도 몇 개쯤은 제대로 된 국제 감각의 학교가 필요하다. 입학 비리를 저지른 국제중들은 그런 국민의 순수한 바람을 그저 자기네 돈벌이 발판으로만 써먹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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