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2기 체제'의 골격이 드러났다.
새누리당은 20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사무총장에 3선의 홍문종 의원, 전략기획본부장에 재선의 김재원 의원을 선임하는 안을 의결했다.
또 이상일 당 대변인의 후임으로는 재선의 유일호 의원을 임명했다. 여성 대변인엔 민현주 현 대변인이 유임됐다.
이로써 내년 5월까지가 임기인 황 대표가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까지 염두에 둔 핵심 당직 인선이 이뤄진 것이다.
정치권에선 이번 인선에 대해 대체로 '친박(친박근혜) 주류의 전면 포진'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은 친박 핵심이며, 김 의원도 2007년 당내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의 대변인을 맡았을 정도로 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친박 핵심 인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황 대표의 적극적인 의중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유 의원도 중도 성향으로 평가되긴 하지만, 박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으로 발탁되면서 '신박(신박근혜)'으로도 불리고 있다.
이로 인해 황 대표의 '2기 체제'에 대해선 친박 실세로 통하는 최경환 원내대표 선출에 이은 박근혜정부의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친박 친위그룹의 부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황 대표의 '2기 체제'라기 보단 친박 주류의 '1기 체제' 구축이 아니냐"는 촌평이 나올 정도다.
비박(비박근혜) 성향의 한 재선 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친박 분들이 다 한 것 아니냐"라며 인사 성격에 대한 단정적인 시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최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도 "역대 대통령들을 보면, 정권 초기엔 당이나 청와대에 대통령의 핵심 친위 그룹들이 포진하게 돼 있다"며 "그런 권력의 독식 경향이 이번 박근혜정부에서도 예외없이 작동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선 이들의 전임인 서병수 전 사무총장과 조원진 전 전략기획본부장도 친박 핵심 인사였던 것을 감안해 '친박 인사가 있었던 자리에 다시 친박 인사들이 들어간 것일 뿐'이라는 등의 얘기도 나오고 있다.
비박으로 분류되는 조해진 의원은 "당내 친박 의원들이 절대 다수이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일 잘하는 사람을 골라도 친박 의원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면서 "일부러 친박 의원들 중에 몇 사람을 골라서까지 (인선) 했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아직 제1·2 사무부총장과 홍보본부장 등의 주요당직 인선이 남아 있긴 하지만, 황 대표의 2기 체제는 친박 주류가 당을 이끌면서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책임지고 치르게 되는 모양새를 취하게 됐다.
친박 주류가 당의 최일선에 배치됨에 따라 새누리당은 집권여당으로서 향후 박근혜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데 보다 더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있지 않지만, 최 원내대표가 전권을 쥐고 있는 원내 지도부 구성에도 친박 핵심 인사들의 다수 기용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자칫 친박 주류들이 청와대의 입장만을 옹호하다 보면 당내 비박(비박근혜) 진영의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5일 원내대표 경선 당시 상당한 격차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던 최 원내대표가 '수평적 당청관계'를 강조한 이주영 의원에 8표차로 신승한 것은 이 같은 관측을 방증해주고 있다.
주요 당직을 친박(친박근혜) 주류가 독식하는 것으로 비침에 따라 그에 따른 반작용으로 당내 비박 진영의 결속 움직임이 가속화할지 여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2기 체제의 출범과 관련해 황 대표와 새누리당은 '친박 권력 편중'에 대한 비판 여론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수평적 당·청관계를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최 교수는 "(친박들은) 일사분란한 당·청 일체를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 비주류의 목소리나 세력도 함께 안고 가야 되는 이중과제를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