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1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기념식에 함께 참석했으나 대화를 나누지도 인사를 하지도 않았다. 안 의원이 최근 독자 세력화를 선언한 이후 양측 간 냉랭해진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이날 행사장에 먼저 들어와 민주당 박지원·정세균·이낙연 의원 등과 인사한 뒤 민주당 김영록 의원과 측근인 송호창 의원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김 대표는 조금 늦게 행사장에 들어와 곧바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등이 앉는 앞자리로 향했다.

기념식이 끝난 뒤에도 김 대표는 야당 의원석으로 오지 않고 행사장 한쪽에서 간단한 기자회견을 했다. 기자들이 "안 의원과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지만 "여기까지 하자"고 끊었다.

김 대표 측은 "당분간 안 의원 관련 질문에는 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도 기념식이 끝난 뒤 곧바로 측근들과 5·18묘역을 돌며 참배했다. 양측 관계자들은 "굳이 만나야 할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당초 안 의원과 연대에 적극적이었다. 두 사람은 평소 친분이 있고 작년 대선 전후로도 두세 차례 통화를 했다. 김 대표 측은 5·4 대표 경선 때도 "안 의원 측과의 연대를 잘 이끌 사람이 누구냐"라는 말을 자주 했다.

그러나 안 의원은 5·18 행사 후 기자회견에서 "대선 출마 이후 끊임없이 어느 한 편에 설 것을 요구받았지만 저는 결코 편 가르기 정치에 동참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향후 민주당과 연대할 생각이 없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또 "1987년 민주화 이후 형성된 적대적 공생관계에 의한 기득권 정치 체제를 청산해야 한다"며 "기득권에 물든 기성 정치가 광주정신을 계승하고 새로운 꽃을 피우기보다는 오히려 열매와 과실을 향유하는 데만 열중했다"고 했다. 이것도 민주당 비판으로 받아들여졌다.

김 대표가 최근 "을(乙)을 위한 정당이 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안 의원은 "문제의식은 옳지만 피부에 와 닿게 실천해야 한다"면서 "나는 병(丙)"이라고도 했다. '노원병'에서 당선됐다는 사실을 들어, 자신이 기성 정치권과 다르다는 점을 표현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