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24 재보선으로 국회에 등원한 이후 야권재편 논의의 핵(核)으로 주목받고 있는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33주기를 맞아 지난 17~18일 부산과 광주를 찾는 정치행보를 보였다. 안 의원은 오는 10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독자세력화를 꾀하겠다고 한 바 있다.
안 의원은 18일 광주 방문 일정에서 "87년 민주화 이후 형성된 기득권 정치체제를 청산해야 한다"면서 여야를 싸잡아서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에 대해서는 "관성에 젖고 기득권에 물든 기성정치가 광주정신을 계승하고 새로운 꽃을 피우기보다 그 열매와 과실을 향유하는데만 열중했다"면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일각에서는 안 의원측이 민주당과 '각'을 세우며 본격적인 야권재편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안 의원이 "진영(陣營)의 장막을 걷어야 한다"면서 중도세력 규합을 천명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 "편가르기 정치에 동참할 생각없다"···안철수, 독자정치 행보 선언
안 의원은 이틀간 자신이 고향이자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 봉하마을, 민주당의 안방인 광주 등을 두루 다니며 정치세력 규합에 나섰다. 특히 독자적인 10월 재·보선 대응, 인재영입 의사 등을 공식화했었다.
안 의원이 밝힌 새정치 구상의 얼개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1987년 민주화 이후 형성된 기득권 정치체제 청산 ▲진영주의라는 낡은 정치유물 극복 ▲국민 삶 개선을 위한 전반적인 구조개혁 등이다.
정치권에선 안 의원이 여야를 넘나드는 정치적 공간을 확보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야권 진영에 머물러있지 않겠다는 구상을 내놨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고강도의 혁신을 전제로 한 민주당 입당 등을 선택할 여지가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저는 지난 대선출마이후 끊임없이 어느 한편에 설 것을 요구받았다. 저는 결코 편가르기 정치에 동참할 생각이 없다. 반대를 위한 반대의 정치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 인재영입 기준도 제시···정치권 "여전히 구체성 떨어져" 지적
안 의원은 인재영입 기준도 제시했다. 그는 "정치는 소수 엘리트 중심의 정치가 아니라 다수의 생활인, 경제현장 노동현장 정치현장 등에서 전문성을 쌓고 문제의식을 가진분들이 참여하는 생활정치여야 한다"면서 "사익보다는 공익을 추구할 수 있는 분,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구조개혁에 동참할 수 있는 분, 적대적 공생관계의 기득권 정치를 청산할 의지가 있는 분들이 필요한 때"라고 언급했다.
정치전문가들은 이같은 안 의원측의 구상이 정치세력화 과정에서 얼마나 구체화될 수 있을지 여부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지적한다. 안철수의 새정치는 그가 어떤 인물들을 영입할지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측의 메시지가 여전히 '모호하다'는 반응이 많다. 그는 신당창당 등 구체적인 세력화 일정에 대해서는 "그릇을 만들어놓고 사람들을 채운다는 생각이 아니라, 생각을 공유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그에 맞는 그릇을 함께 만들겠다는 생각"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러면서 "형식보다는 사람이 중요하다"면서 "문호를 활짝 개방해 많은 분들과 얘기를 나누고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 고민들을 나누고 공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측의 인재 영입이 이번에 제시된 3가지 기준에 부합하면 여든 야든 상관이 없는 것인지, 과거의 정치적 이력은 무관한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 때 안 의원의 멘토로 불렸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안 의원의 정치적 가능성을 보고 많은 사람이 몰려들 가능성이 있지만 옥석을 가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수가 많지 않더라도 좋은 사람을 찾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그런 좋은 사람을 찾는 데는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