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역점 사업 중 하나였던 한식세계화 사업이 다른 부처와의 사업과 유사ㆍ중복돼 예산낭비를 초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19일 사업계획 부실로 인해 사업개시 1~2년만에 중단되어 예산을 낭비하는 사례가 발생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농식품 수출지원사업의 문제점 및 개선과제' 보고서를 발간했다.

예산정책처는 한식세계화 사업에 대해 일부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지만 해외 한식당에 대한 국내산 식재료 공급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아 사업의 궁극적 목표인 농식품 수출확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사업집행 주체가 분산되어 있어 여러 기관이 예산을 중복 투자하는 탓에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이 사업에는 191억50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됐는데, 민관합동으로 구성한 사업 추진 재단인 한식세계화추진단이 109억원을 투자한 것 외에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49억원, 농림수산식품기획평가원(농기평)에서 30억원, 지자체에서는 3억원 등을 투입한다.

예산정책처는 "명확한 구분기준 없이 차별성이 없는 업무를 3개 기관에서 추진하고 있어 사업집행 주체가 분산돼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우려가 있다"며 "장기적인 전망을 갖고 체계적이고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부실한 사업계획으로 사업중단이 초래된 사건도 있었다. 예산정책처는 한식세계화 사업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인 해외 한식당 개설사업과 관련, 2009년 60억원의 예산이 배정됐으며 이미 27억2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나 융자기관들의 투자 포기사례가 속출하며 현재 사업이 중단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한국을 대표하는 한식당인 '플래그십 한식당'을 개설하는 사업도 애초 50억원의 예산을 배정하고 실제로 4000만원을 투입했으나 민간투자자 공모에서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사업을 폐지했다고 예산정책처는 전했다.

예산정책처는 "이처럼 부실한 사업계획으로 사업개시 1~2년만에 사업이 중단되어 예산운영의 비효율 및 인력ㆍ조직ㆍ예산 낭비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수의 사업이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해 사업아이템을 선정했고 다른 유사사업에 대한 분석 및 사전 정보조사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부족했다"고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