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가 고객 정보를 무단 도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요 고객인 대형 투자은행(IB)들이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은행들은 블룸버그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한편, 자사 직원들에게 블룸버그의 일부 서비스를 이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미 규제 당국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힌 데 이어, 증권선물거래위원회(CFTC)도 곧 조사에 들어갈 조짐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16일(현지시각) JP모건은 블룸버그측에 직원들 중 누가 관련 정보에 접속했는지 최근 5년간 일지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CNN머니는 이날 "블룸버그 최대 고객 중 하나인 JP모건이 블룸버그 기자들 중 누가 고객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를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JP모건은 "재발 방지를 위해 법무팀 차원에서 관련 정보를 보여달라 요구한 것"이라며 "어떤 기자가 어떤 정보를 이용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별다른 논평을 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은행들은 지난해 JP모건의 '런던 고래' 사건 당시 블룸버그가 재빨리 사건을 인지하고 취재에 나선 것도 이번 고객 정보 도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런던 고래라는 익명으로 불렸던 JP모건의 파생상품 담당자 브루노 익실은 과도한 매매로 지난해 62억달러의 손실을 회사에 끼친 바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골드만삭스 등 다른 투자은행들도 JP모건과 비슷한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는 블룸버그에 "기자들이 은행가들의 행동을 들춰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블룸버그는 "기자들이 볼 수 있는 건 어디까지나 로그인 접속 정도에 불과하다"며 "다른 정보 이용은 철저하게 제한돼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지난주 편집장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었다.
시티그룹은 블룸버그의 채팅방을 이용하는 외환딜러들에게 다음달부터 이를 이용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채팅창을 통해서도 주요 정보가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서다.
이같은 조치는 다른 은행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