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 소음 분쟁에 따른 방화로 2명이 사망한 사건〈본지 5월14일자 A10면〉에서 희생자들은 잠을 자던 중 갑자기 일어난 불에 탈출구를 찾지 못해 질식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 부평경찰서는 이날 "불로 사망한 세입자 조모(51)씨의 딸(27)과 그의 남자 친구(24)는 불이 났을 당시 작은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14일 밝혔다.

당시 함께 집 안에 있었던 조씨 부부는 불이 나자 자신들이 있던 안방 창문을 열고 집 밖으로 뛰어내렸다. 하지만 딸과 남자 친구가 잠자고 있던 작은방에는 방범창이 설치돼 있어 창문을 통해 빠져나올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경찰 감식 결과 딸은 집 현관문 앞에서, 남자 친구는 작은방 침대에서 사체로 발견됐다. 거실에서 일어난 불길이 작은방 쪽으로 번지면서 두 사람 모두 탈출구를 찾지 못한 채 연기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불을 지른 집주인 임모(72)씨는 조씨의 샌드백 치는 소음을 참다 못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조씨는 1년여 전 자신의 1층 집 작은방 천장에 권투용 샌드백을 매달아 놓고 틈틈이 이를 치며 운동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방음이 잘 안되는 집 구조 때문에 2층에 사는 임씨는 이 소리가 무척 시끄럽다고 자주 항의를 했고, 그 뒤 두 사람은 서로 거의 말을 하지 않고 지낼 정도로 갈등이 커졌다는 것이다. 13일에도 조씨와 우연히 1층 계단에서 마주친 임씨가 이 문제를 꺼내면서 말다툼이 시작됐다. 감정이 격해진 임씨는 집에서 통에 든 휘발유를 가져와 조씨 집 거실에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지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