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맨'은 농구 용어다. 주전 5명 외에 가장 기량이 뛰어나 언제든지 투입할 수 있는 대체 기용 1순위 후보 선수를 가리킨다. 부상 선수가 생겼거나 경기 흐름을 바꾸려 할 때 나온다. 주전 이상의 결정적 수훈을 세우는 '식스맨'도 자주 등장한다.

‘우리 선수’가 출전하면 감독, 바둑 리거, 락스타 리거 구별없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형세를 분석한다. 지난 10일 밤 SK에너지 팀 진영의 심각한 모습.

식스맨 개념이 2013 KB바둑리그(이하 KB리그)에도 상륙했다. 5판 3승제 단체전 경기 방식인데 8개 팀은정규 선수 5명과 '락스타'로 불리는 2부리거 4명 등 총 9명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는 락스타 출전 회수 제한이 풀려 감독들의 선수 기용 폭이 넓어지면서 식스맨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것.

SK에너지 락스타 김형우는 벌써 2승(1패)을 따냈다. 웬만한 팀 정규리거 1지명자 못지않은 성적이다. 올해 락스타리거 32명 중 최고참인 김형우는 작년까지 7년 연속 KB리그 선수로 맹활약한 베테랑인데 올해 뜻밖의 예선 탈락을 맛봤다. 윤현석 감독은 "락스타 3지명으로 김형우를 뽑은 것은 행운"이라며 큰 기대를 표시하고 있다.

6년 연속 바둑리그 본무대서 활약했던 박승화도 올해 락스타 2순위로 '격하'됐지만 개막전서 킥스 3지명자 한상훈을 완파하는 등 정관장 김영삼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포스코켐텍 안형준은 김형우 박승화와 함께 이번 대회 '베테랑 3총사'로 꼽힌다. 김성룡 포스코켐텍 감독은 "셋 모두 올해 말 입대 예정이어서 절박한 심정으로 임하고 있다"며 "경험과 근성이 요구되는 식스맨에 딱 맞는 기사들"이라고 평했다.

반면 성장 가능성을 식스맨의 첫째 기준으로 삼는 감독도 많다. 넷마블 한종진 감독은 올해 최연소 리거인 신민준(14)을, 한게임 윤성현 감독은 17세 김진휘를 팀 최고의 식스맨 후보로 지목했다. 신안천일염 이상훈 감독이 키워낸 애제자 박대영(19)은 11일 안성준(정관장)을 꺾는 기염을 토했다.

킥스 최명훈 감독은 노력파 류민형을 비장의 카드로 품고 있다. "최근 연구회 성적이 15승 1패로 펄펄 날고 있다"는 귀띔. 그런가 하면 티브로드 류수항에겐 '맞춤형 저격수'란 꼬리표가 붙었다. 개막전서 넷마블 이원영을 잡는 등 특정 목표물 사냥에 능해 이상훈 감독의 신임을 샀다.

올해는 중국 주최 국제대회 증가, 각 팀 주전들의 중국 리그 일정 중복 등으로 팀마다 '베스트5' 구성이 쉽지 않을 전망. 식스맨들이 팀 순위의 결정적 변수란 말은 전혀 과장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