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 중국 산시성(陝西省)에서 둘째 아이를 가진 20대 주부 집에 가족계획 담당 공무원들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주부를 병원으로 끌고가 강제로 낙태시켰다. 이 주부의 여동생은 병원 언니 곁에 죽은 태아가 누워 있는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다. 세계 네티즌이 들끓었다. 작년 3월 임신 7개월 된 푸젠성(福建省) 주부도 강제로 낙태 주사를 맞고 아이를 사산했다. 남편은 "아내가 무릎 꿇고 빌었지만 소용없었다"고 했다.
▶중국은 1971년 '계획생육(計劃生育)'이라는 산아제한 정책을 시작했다. 한족(漢族) 부부에겐 한 명, 55개 소수민족 부부에겐 두 명만 낳게 했다. 공산 정권이 출범한 1949년 5억4000만이던 인구가 20년 사이 8억을 넘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살벌한 구호를 내걸었다. '핏물이 강을 이룰지라도 초과 출산은 안 된다' '남자가 정관을 묶지 않으면 집을 무너뜨리고 여자가 유산시키지 않으면 방을 허물고 소를 끌어낸다'….
▶아이를 몰래 낳았다 들키면 주민 평균 소득의 15~20배 벌금을 물렸다. 직장에서 쫓아내고 배급한 주택을 거둬들였다. 강제 낙태도 서슴지 않아 지난 40년 3억3600만건에 이른다고 한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모옌(莫言)은 시골 산부인과 의사인 고모에게서 들은 낙태 실태를 소설 '개구리'에서 고발했다.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도 산둥성에서 벌어지는 강제 낙태와 불임수술을 비판했다가 미움을 사 미국으로 망명했다.
▶농민들은 둘째·셋째 아이를 낳으면 아이를 호적에 올리지 않고 몰래 키웠다. 이 '헤이하이쯔(黑孩子)'들은 학교에도 못 가고 병원 치료나 사회보장 혜택도 못 받고 직장도 구할 수 없다. 그 숫자가 1300만명을 넘는다고 한다. 반면 돈 있고 권력 있는 사람들은 홍콩·미국으로 원정 출산을 가거나 뇌물로 처벌을 피했다.
▶세계적 영화감독 장이머우(張藝謀)가 자식 일곱을 뒀다가 당국 조사를 받게 됐다고 중국 언론이 보도했다. 그는 첫 아내, 둘째 아내와의 사이에 2남 2녀를, 혼외(婚外) 여자 두 명과의 사이에 1남 2녀를 뒀다고 한다. 한 차례 결혼에 한 명씩 낳을 수 있게 한 산아 기준보다 다섯 명을 더 둔 셈이다. 사실로 확인되면 1억6000만위안, 284억원의 벌금을 물 처지다. 그는 많은 영화와 베이징올림픽 개·폐막식에서 애국주의와 민족주의를 북돋워 중국인의 존경을 받는다. 그런 장이머우가 고분고분 거액의 벌금을 낼 것인지, 아니면 모옌이나 천광청처럼 불합리한 제도에 저항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