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당연히 돌봐야 하는 거고, 나보다 더 훌륭한 사람도 많은데…."
어버이날인 8일 '장한 어버이'로 선정된 서정자(73)씨는 계속 눈물을 흘렸다. 서씨는 이날 시어머니와 남편을 극진히 돌본 점이 인정돼 서울시장 표창을 받았다.
서씨는 단칸방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했다. 홀시어머니와 함께였다. 채소시장, 쌀가게, 어시장 등에서 일하며 남편 대학 학비를 댔다. 잠은 하루 네 시간도 채 못 잤다. 시어머니는 척추 수술을 받아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서씨는 9년 동안 시어머니 대소변을 받아내며 병 수발을 했다. 남편은 40여년 전 제과 회사를 다니다 당뇨병이 생겼다. 남편은 당뇨 합병증으로 결국 2008년 한쪽 다리를, 작년에 다른 쪽 다리 발목을 절단해 지금은 휠체어에 의존하는 상태다. 서씨는 발이 썩어들어 가는 냄새가 나는 집에서 남편을 목욕시켰다.
10년 전엔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손자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병 수발과 이런 상황이 힘들어 농약을 먹고 자살하려고도 했지만 "할머니 먹지 마"라는 다른 손자 말을 듣고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한다. 대신 서씨는 '자식만큼은 잘 키워야지'라는 일념으로 2남1녀를 대학까지 보냈다. 자식들을 위해 식당, 수퍼마켓 등에서 안 해본 일이 없었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셨지만 경로당 회장 일을 도맡으며 독거노인들에게 식사도 대접하고 있다. 1년에 한두 번은 사비를 털어 경로당 어른들한테 양말과 떡 등 선물을 건넸다.
서울시는 이날 어버이날을 맞아 시청 다목적홀에서 39명에게 효행자, 장한 어버이상을 수여했다. 서씨 외에도 92세의 시어머니를 47년간 모시며 홀로 1남5녀의 자녀를 모두 출가시킨 정재순(67)씨 등이 상을 받았다. 변복순(54) 대한노인회 관악구지회 사무국장은 "서씨는 한평생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오신 분"이라며 "앞으로도 힘을 내시라는 뜻이었는데 서씨가 '나는 내 본분을 했을 뿐'이라며 추천을 몇 차례나 거절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