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국의 무상 보육 예산 실태를 파악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는 가장 먼저 예산이 바닥난다. 정부와 서울시는 이 상황을 야기한 책임이 서로 상대방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5일 "서울시가 올해 양육수당으로 필요한 3098억원 중 80%인 약 2500억원을 준비해야 했지만, 고작 175억원만 예산으로 책정했다"며 "박원순 시장은 복지 확대를 주장하며 생색만 낼 뿐, 실제로는 '전국 꼴찌' 수준"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박원순 시장의 정치적 의도도 의심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부족한 보육 예산은 서울시 전체 예산(약 23조5000억) 중 1%만 배정했어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박 시장의 업적으로 남을 사업들에만 우선하여 예산을 배정하고 박근혜 대통령 공약인 '무상 보육'을 실패하도록 만들려는 의도가 의심된다"고 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정치권과 정부가 지자체와는 협의도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해 놓고 그에 따른 재정 부담을 지방정부에 떠넘기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무총리가 작년 9월 13일 국무총리실 주관 중앙부처와 시도지사협의회장 및 임원단 간담회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해놓고도 국고보조율 상향은 이루어지지 않은 채 무상 보육 대상만 더욱 확대하면서 재정 부담이 더 커진 상황"이라고 했다.
시 관계자는 다른 시도에 비해 예산준비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전면 무상 보육으로 추가 부담 대상이 된 소득 상위 30%에 해당하는 가정이 다른 시도는 전체의 23.4%이지만 서울시는 42%나 된다"면서 "전면 무상 보육으로 확대되면서 서울시가 지원해야 할 아동이 2012년 19만8000명에서 40만8000명으로 21만명이나 증가했다. 그 부담은 문제를 만든 여당과 중앙 정부가 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