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이 보관 중인 와인들을 사상 처음으로 경매에 부친다.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프랑스 정부가 국고(國庫)를 축내지 않고, 새 와인을 사들이기 위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오는 30·31일 경매에 나올 와인은 1200병으로 엘리제궁이 보관 중인 와인의 10분의 1에 해당한다. 1병에 15유로(2만2000원)짜리부터 2200유로(317만원)에 이르는 최고급 와인 샤토 페트뤼스까지 나온다. 모두 한 번씩은 대통령의 식탁에 오른 적이 있는 와인 브랜드다. 보르도·부르고뉴·알자스·루아르 등 산지도 다양하다.

엘리제궁이 와인 경매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엘리제궁은 경매로 확보할 돈 중 25만유로(3억6000만원)로 조금 더 저렴한 와인을 구매할 예정이며, 나머지 돈은 국가 예산에 충당할 계획이다.

엘리제궁 와인 저장고는 1947년 처음 만들어졌다. 고가의 와인들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두꺼운 철문이 설치돼 있다. 엘리제궁 수석 소믈리에인 비르지니 루티스는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음식 메뉴에 따라 와인을 고르지만 국가 정상의 식탁엔 일부 값비싼 와인을 올리는 나름의 규칙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에는 중부도시 디종이 재정 충당을 위해 3500병의 와인을 경매에 부쳐 15만유로(2억2000만원)를 모은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