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삼진 기록을 나타낸 다저스타디움의 전광판. 좌우가 바뀐‘K’는 타자가 스트라이크를 지켜보면서 삼진을 당한 걸 의미한다. 원래 좌우가 뒤집힌‘K’는‘스트라이크 아웃 낫 아웃’을 의미하지만 팬들 사이에선‘루킹(looking) 삼진’을 헛스윙 삼진과 구별하기 위한 표시로 통용된다.

첫 두자릿수 삼진에 첫 타점까지. '코리언 몬스터'의 메이저리그 도전기에 새로운 역사가 새겨졌다. 류현진(26·LA 다저스)은 1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벌인 MLB(미 프로야구)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삼진 12개를 잡으면서 2실점(3피안타 2볼넷)으로 호투했다. 다저스가 장단 13안타를 퍼부으며 6대2로 이기면서 류현진이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성적은 3승1패, 평균 자책점은 3.41점에서 3.35점으로 좋아졌다.

류현진을 앞세운 다저스는 전날 로키스에 당했던 2대12 대패를 설욕하며 5할 승률(13승13패)을 맞췄다.

◇K, K, K… 12번의 삼진 쇼

류현진은 6회까지 로키스 타자들과 23번 대결해 삼진을 12개 잡아냈다. 그중 헛스윙 삼진이 6개였다. 삼진 결정구는 직구(7개)와 커브(5개). 지난달 14일 애리조나전에서 삼진 9개를 뽑아냈던 류현진은 이날 미국 무대 데뷔 후 처음 두자릿수 삼진을 기록했다〈그래픽 참조〉. 1, 4, 5, 6회는 삼진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한 경기 최다 삼진은 박찬호가 다저스 시절이던 2000년 8월 30일 밀워키전에서 뺏은 14개(8이닝 투구). 아시아 투수로는 일본의 노모 히데오가 다저스 2년차였던 1996년 4월 14일 플로리다전에서 거둔 17삼진(9이닝)이 역대 1위이다. 노모는 신인이었던 1995년 6월 15일 피츠버그전에서 16삼진(8이닝)을 잡은 적이 있다. 그는 그해 13승6패(평균 자책점 2.54), 삼진 236개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올랐고, 올스타전에도 선발 등판했다.

류현진의 탈삼진 12개는 노모에 이어 다저스 신인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그는 1일 현재 내셔널리그 삼진 부문 공동 4위(46개·37과 3분의 2이닝)를 달린다. 9이닝 기준 삼진 개수(10.99개)는 내셔널리그 3위, 메이저리그 전체 6위이다.

◇살아난 직구로 강타선 요리

류현진은 로키스전에서 공 105개(스트라이크 74개)를 던졌다. 그중 주무기였던 직구가 60개였다. 최고 구속은 시속 94마일(약 151㎞). 6회에도 93마일(약 149㎞)을 찍었을 만큼 구위가 좋았다. 아웃카운트 18개 중 절반인 9개의 결정구를 직구(삼진 7개·내야 땅볼 2개)로 해결했다. 나머지는 커브 7개(삼진 5개·내야 땅볼 1개·외야 뜬공 1개), 체인지업 1개(내야 땅볼), 슬라이더 1개(내야 땅볼)였다.

류현진은 이날 직구 비중을 높이면서 타자들과 정면 대결을 했다. 구속 자체는 메이저리그 정상급 수준이 아니지만 안쪽과 바깥쪽을 찌르는 제구력이 뒷받침됐다. 특기인 체인지업(18개)도 직구의 위력을 높였다. 그의 체인지업은 직구처럼 날아가다 오른쪽 타자의 바깥쪽으로 떨어진다. 구속은 직구보다 느리다. 타자들이 직구를 예상하고 방망이를 휘둘렀다간 타이밍을 놓치기 십상이다.

류현진(LA 다저스)이 1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미 프로야구 홈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빅리그’여섯 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 그는 6이닝(2실점) 동안 12개의 삼진을 뽑아내면서 시즌 3승을 거뒀다.

그런데 체인지업은 잘못 구사하면 장타를 맞을 위험이 있다. 류현진은 1회 2사 후 상대 카를로스 곤살레스에게 82마일(약 132㎞)짜리 체인지업을 던졌다가 우중월 1점 홈런을 맞았다.

전력투구를 하다 보니 투구 수 90개가 넘어간 6회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류현진은 6―1로 앞서던 2사 1·3루에서 상대 4번 타자 마이클 커다이어에게 우익 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아 1점을 내줬다. 이어진 2사 2·3루에서 조던 파체코를 삼진 처리하면서 고비를 넘겼다. 류현진은 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시즌 7번째 등판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