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신고리에 3조2500억원을 들여 140만㎾급 원전 3호기를 건설해 올 12월 말 상업 발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내년엔 신고리 4호기도 완공된다. 한전은 신고리 3·4호기가 생산한 전기를 창녕군 북경남변전소까지 보내기 위해 울주·기장·양산·밀양·창녕을 거치는 90㎞ 구간에 765㎸의 초(超)고압 송전탑 161개(철탑 높이 80~145m)를 건설해왔으나 이 중 밀양시 구간 52개만 주민 반대로 공사가 중단돼 완공 못했다. 한전은 지난 23일 송전선으로 인한 땅값 하락을 보상해주는 선하지(線下地) 범위를 송전선 좌우 약 30m에서 90m로 넓히고 매년 24억원씩 지원금을 내겠다고 제안했다. 전기사업법은 보상 대상 선하지를 3m로 정하고 있으나 한전은 지난 2월 이를 30m로 한 차례 확대해놨었다. 그러나 현지 '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는 29일 "송전선을 땅속으로 묻어 지중화(地中化)하라"며 거부했다.
한전과 밀양 주민 사이 갈등은 2005년부터 시작돼 올해 8년째다. 그동안 10차례나 공사가 중단됐다. 작년 1월엔 현지 농민이 자기 농경지가 송전탑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보상금을 못 받는다며 농성하다 사망했다. 지난 2월엔 한전이 지역 지원 확대 등을 약속해 찬성파 주민은 이를 수용했다. 그러나 지역 신부(神父) 등이 공동대표를 맡는 '반대대책위원회'는 현장에 움막들을 지어놓고 공사를 막고 있다.
한전은 765㎸ 송전선은 지중화 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주민들 요구대로 밀양 구간을 지중화하려면 일단 345㎸로 변압(變壓)한 후 지중화 구간이 끝난 곳에서 다시 765㎸로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려면 비용은 신고리~북경남 송전선 전체 사업비 5200억원의 다섯 배가 넘는 2조7000억원이 들어가고 공사 기간도 12년이나 소요된다고 한다.
양산 지역 주민들은 송전선이 신도시를 지나는데도 사업에 동의했다. 밀양 주민들도 전기는 사회 전체에 꼭 필요한 공공재(公共財)라는 인식을 갖고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자칫 반핵 단체 같은 외부 세력이 개입하면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사태처럼 주민들의 본래 뜻이 왜곡될 수 있다. 주민들 스스로 외부세력이 끼어드는 건 절대 막아야 한다.
▲1일자 A31면 '밀양 송전선 갈등' 관련 사설에서 '경남 울주군'은 '울산광역시 울주군'의 잘못이기에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