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선 정부가 제출한 17조3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하기 위한 회의가 열렸다. 주말이었지만 추경의 급박함 때문에 회의가 잡힌 것이다.
소속 위원이 50명인 예결위는 오전 10시쯤 20여명이 참석한 상태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오후 들어 10여명으로 줄더니 오후 6시 회의 끝 무렵엔 장윤석 예결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김학용, 민주당 최재성 의원을 제외하면 일반 예결위원은 민주당 김춘진·김경협 의원,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 등 6명만 남아 있었다.
한 여당 의원은 "지역구 행사가 있다"며 오전에 자리를 떴고, 다른 야당 의원은 "결혼식 주례를 서야 한다"며 자기 질문이 끝나자 일어났다. 이날만 지역구 행사가 10개 넘는다는 의원도 있었고, 일부 민주당 의원은 "5·4 전당대회 때문에 바쁘다"고 했다.
텅 빈 의원석과 달리 국무위원석에는 정홍원 총리를 비롯해 장관 10여명과 차관급 10여명이 종일 자리를 지켰다. 한 국회 관계자는 "비빔밥(국회)에 밥(국회의원)보다 고추장(장관)이 더 많은 꼴"이라고 했다.
4월 국회에는 대정부 질문과 추경 심사 같은 큰 일정이 잡혀 있지만 국회 회의장은 썰렁하기만 하다. 지난 25일에는 박병석 국회 부의장이 참석 의원들의 출석을 부르는 일도 있었다. 의원들은 "인터넷이 발달해 언제 어디서나 국회 회의를 볼 수 있는데 반드시 자리를 지키라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민주당 김춘진 의원은 "장관 답변과 다른 의원들 질의를 듣다 보면 국정 이해도가 높아지고 입법 활동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