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 추모 사진집|조문호 지음|눈빛출판사|131쪽|2만원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귀천)

시 '귀천(歸天)'에서 이승에서의 삶을 아름다운 소풍이라 했던 시인 천상병(1930~1993). 고문 후유증으로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그였지만 생의 마지막 20년은 아내 목순옥(1935~2010)과 함께 행복했다. 서울 인사동에 차린 카페 '귀천'에서 사장 목순옥은 여섯 살 '얼라'가 되어버린 남편이 팔짱을 끼자 행복한 듯 웃는다〈사진〉. 어떤 사랑이 한 사람을 이런 표정으로 웃을 수 있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