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5일 통일부의 '개성공단 중대 조치' 언급에 아무런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정부는 하지만 북한이 지난 18일 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미 답을 내놓았다고 보고 있다.

이 담화는 북한이 지난 14일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11일)를 "모독이고 우롱" "교활한 술책"이라고 비난한 지 나흘 만에 나온 것으로 "남조선 당국은 개성공업지구 문제만을 떼어 놓고 오그랑수(술수)를 쓰려 한다"고 비난했다. 또 "(개성공단) 운영 정상화를 위한 대화요 뭐요 하는 것은 한갓 요설"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북이 개성공단 문제만 따로 떼서 대화할 뜻이 없다는 선언"이라며 "정부가 중대 조치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계기"라고 했다.

25일 조선인민군 창건 81주년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약식 열병식이 거행됐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열병식장을 가리키며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얘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현영철 군 총참모장,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김정은, 장성택.

정부가 근로자 철수 조처를 할 경우 북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미지수다. 개성공단에서 우리 인력을 데려오기 위해서는 북한의 출입경 동의가 필요하다. 개성공단 출입은 북한군이 담당하기 때문에 통상적인 경우 3일 전에 출입경 계획을 북측에 보내 출입경 당일 동의를 받아야 한다. 정부 소식통은 "이 과정에서 북한이 시비를 걸 수도 있다"고 했다. 반면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은 개성공단에 들어오는 걸 막겠다고 했지 나가는 걸 막겠다고 한 적이 없다"며 "인질 사태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고 했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의 조봉현 연구위원은 "우리 인력이 모두 철수하면 제조업 설비 대부분은 못 쓰게 된다. 바이어도 다 떨어져 나가고, 원자재와 완제품도 폐기 처분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123개 중 공단이 폐쇄되면 재진출 않겠다는 기업이 반이 넘는다"며 "개성공단이 무너지면 남북경협의 미래는 없다"고 했다.

개성공단 철수 사태는 북한 진출을 고려해온 외국 기업들의 투자 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 북한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나선·황금평 경제특구 개발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북한도 이 같은 상황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