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직원들의 뇌물수수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직원들이 뇌물 혐의로 형사처벌됐고, 서울청 조사4국 직원이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다른 국세청 직원과 일선 세무서 직원의 금품 수수 정황도 포착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무 비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국세청장이 직접 기강 잡기에 나서고 있지만, 매번 공염불이 되고 있다.
서울청 조사1국은 1개 팀 세무공무원 9명 전원이 세무조사를 벌인 기업들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나눠 가진 혐의로 1명이 구속됐고 6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국세청 핵심 조직인 서울청이 경찰에 압수수색을 당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이번에 직원이 수사를 받고 있는 서울청 조사4국은 대규모 세무 비리 등 특별세무조사를 전담하는 부서로, 대검의 중수부에 해당하는 조직이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경찰이 기업체 비자금 수사를 하는 중에 업체가 세무 공무원과 유착한 정황을 포착해 관련 수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세무 비리 사건이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세청장인 김덕중 청장이 지난 11일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를 열고, 세무 비리 척결을 선언한 지 불과 2주일도 안 돼 직원의 뇌물수수 사건이 연이어 터져 나오자 국세청은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김 청장은 서울청 조사1국의 무더기 뇌물 사건을 계기로 세무조사 관련 비리를 전담 감찰하는 특별 감찰팀 구성을 선언하고, 금품을 한 번이라도 받은 직원은 조사 분야에서 영구히 근무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밝혔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세무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은 세무조사 때 추징 세액을 산출하는 과정에서 세무 공무원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한이 주어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경찰 수사는 조서 등 관련 기록을 남겨 객관적인 혐의를 입증하는 반면, 세무조사는 탈세한 금액을 산출하는 과정이 근거로 남지 않은 채 기업체의 사인이 담긴 확인서 한 장으로 추징 세액을 결정한다"며 "세무 공무원의 임의 재량권이 그만큼 많이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