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이 현재 75% 선(線)인 변호사 시험 합격률을 90%로 올려 달라고 법무부에 요구했다. '로스쿨 설립 취지에 맞도록 일정 수준 이상의 로스쿨 졸업생은 누구나 변호사 자격증을 딸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변호사 시험 합격률을 전국 25개 로스쿨 입학 정원 2000명의 75%로 한다는 기존 원칙에 따라 26일 올해 변호사 시험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로스쿨 도입 취지는 대학에서 다양한 분야를 전공한 학생들을 뽑아 법률 지식뿐만 아니라 폭넓은 교양을 갖춘 법률가로 양성해 국민에게 질 높은 법률 서비스를 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려면 로스쿨을 졸업했더라도 엄격한 자격 시험을 거쳐 능력이 검증된 사람들에게만 변호사 자격을 줘야 한다. 그러나 작년 변호사 시험의 합격 커트라인은 1660점 만점에 720점이었다. 100점 만점으로 따져 43점만 넘으면 모두 변호사 자격증을 딴 것이다. 최저 합격선을 정하지 않고 합격률을 75%로 정해놨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 변호사 시험 합격률을 90%로 높이면 자격 미달 변호사가 쏟아져 나와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
얼마 전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부산시청의 7급 공무원 채용에 지원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로스쿨 졸업생들이 "7급 공무원이라는 썩은 떡밥을 무는 지원자가 누군지 밝혀야 한다"며 신상(身上) 털기에 나섰다. 로스쿨 출신들이 담합해 몸값을 유지하려는 행동이다. 로스쿨이 성공하려면 로스쿨 졸업생들이 변호사가 된 뒤 남보다 높은 자리에 앉아 법률 소송만 맡으려 할 게 아니라 중소기업이나 시민봉사단체 등 각 분야에서 국민과 함께 호흡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법률 서비스를 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러지 않고 로스쿨만 졸업하면 누구나 변호사가 돼 그동안 변호사들이 누려온 지위와 특권을 똑같이 누리려고 하는 것은 과거 사법시험 시대로 되돌아가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시대착오적인 생각에 빠져 있다간 로스쿨이 국민의 외면을 받아 존폐론(存廢論)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