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안보 전략의 대가인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지금 북한의 계속된 도발 위협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에너지 컨퍼런스에서 "나는 결국에는 북한이 전면적인 분쟁(general conflict)을 벌이지는 못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또 미국과 중국이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노력이 "미·중 간 공통 구상에 따른 협력 사업(common Sino-American conceptual enterprise)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키신저는 19070년대 미·중 국교 정상화 과정에서 초기에는 양국 정상 간 비밀 특사로, 나중에는 공식적인 가교 역할을 했다. 그 뒤로 쌓아온 경험과 중국 고위층과의 두터운 인맥 덕분에 지금도 서방에서 최고의 '중국통'으로 꼽힌다.
그는 최근 한반도에서 일어난 돌발적인 상황이 의아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는 뭔가 이상한 게 있다. 저들(북한)은 아주 작은 나라다. 우리는 그들이 (핵)무기를 갖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그런데도 그들은 계속해서 한국과 일본,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은 그들을 확실하게 파괴해 버릴 수도 있는데도. 그러면서도 그들의 목표는 대단히 불분명하다"고 했다.
키신저는 미국과 중국이 각각 북한에 대해 갖는 전략적 이해 관계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한국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밀접하게 연결돼 왔다. 따라서 북한이 중국 안보 이해에 중요하다는 것은 너무나 명확하다. 그리고 미국은 핵무기 확산을 막는 데 이해관계가 있다"고 전제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쪽으로 미국과 중국이 압력을 함께 가하는 쪽으로 협력할 것이라는 데 대해 낙관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이 북한 정권을 떠받치는 데에서 얻는 안보 이익은 북한의 핵무기와 필연적으로 연결돼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