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보〉(142~164)=반전(反轉)의 연속이다. 형세가 마치 풍랑 속의 나룻배처럼 격렬하게 기우뚱거린다. 최정상 프로들도 종종 잡아채는 실력이라지만 아마들은 안정감과 세련미 측면에서 아직 미흡하다. 실수야말로 아마추어의 전유물 아니던가. 게다가 이 바둑은 1인당 30분(초읽기 30초 3개)짜리 속기 방식이다. 3시간씩 주어지는 본선 대국의 완성도를 기대할 수는 없다.

끊임없는 출렁임 속에 형세는 다시 균형을 되찾았다. 147로 정비하고 보니 미세하지만 흑이 조금이라도 두터워 보인다는 중론. 백은 148을 선수(先手)하고 150으로 최대한 흑진에 접근한다. 이 일대가 승부처라고 본 혼신의 진군이다. 그렇다면 흑은 148때 손을 돌려 '가'쯤으로 울타리를 치는 전략은 어땠을까.

하지만 참고도 22까지의 수상전은 흑이 무리라는 결론이 내려졌다(21…16). 정작 문제가 된 수는 151이었다. '나'의 마늘모로 치받는 게 최선. 실전은 153으로 끊은 점이 158까지 잡혀버렸다(백 '다'가 선수). 이래선 적은 차이지만 다시 역전이다. 흑의 희망은 선수를 잡았다는 점. 그 소중한 권리를 163에 행사한다. 반상(盤上) 최대. 시간에 쫓기던 백이 여기서 164에 붙였고, 그 순간 '아마추어 잔치'는 절정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