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조르조 나폴리타노(88) 대통령이 7년 임기의 대통령으로 다시 선출됐다. 이탈리아 의회는 20일(현지 시각) 상·하원과 전국 지역 대표 의원 등 1007명으로 구성된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에서 나폴리타노가 738표를 얻어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에서 대통령이 연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탈리아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실권은 없지만, 의회 해산권과 특정인을 지목해 정부를 구성하도록 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로마노 프로디 전 총리 등을 대상으로 선거인단이 하루 두 차례씩 투표를 진행했으나, 아무도 유효 득표 수를 획득하지 못했다. 나폴리타노는 고령(高齡)을 이유로 대통령직을 고사했지만, 각 정당 지도자들의 권유를 수락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대통령 선출이 이탈리아 정국 혼란을 타계할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지난 2월 총선에서 민주당 중심의 중도좌파연합이 하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중도우파연합이 상원에서 다수당이 됐다. 두 정당이 대립하면서 이탈리아는 정부구성에 실패했다.

나폴리타노는 5월 임기가 시작되면 곧장 정부 구성에 착수할 예정이다. 하지만 주요 정책에 대한 양대 정당의 입장 차이가 크고, 제3당인 '오성운동'이 두 정당과의 협력을 거부하고 있어 연정(聯政) 구성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 경우 나폴리타노가 의회를 해산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