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칸 국제영화제(5월 15~26일)의 할리우드 편애가 유독 두드러진다. 심사위원장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선정한 데 이어 지난 18일 발표된 경쟁 부문 진출작 리스트는 미국 영화가 휩쓸었다. 무엇보다 개·폐막작이 모두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비한 영화들로 선정됐다. 올해 칸 레드카펫은 할리우드 스타들로 비좁을 지경이 될 전망이다.
◇흥행·후원업체 눈치 보기?
올해 개막작은 미국 소설가 스콧 피츠제럴드의 원작 소설을 3D 영화로 옮긴 바즈 루어만 감독의 '위대한 개츠비'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토비 맥과이어, 캐리 멀리건이 주연을 맡았다. 여기에 더해 이 영화의 음악은 힙합가수 제이-지(Jay-Z)가 맡았다. 그는 가수 비욘세의 남편. 디캐프리오, 토비 맥과이어에 비욘세까지 온다면 칸 영화제는 개막식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셈이다.
경쟁 부문에서도 할리우드 스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코언 형제의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엔 가수이자 배우인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비하인드 더 캔덜라브러'에는 맷 데이먼과 마이클 더글러스가 출연한다.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디 이미그런트'에선 호아킨 피닉스가 출연한다.
비경쟁 부문에서 선보이는 '블러드 타이즈'(감독 기욤 카네)엔 마리옹 코티아르와 클라이브 오웬, 밀라 쿠니스, 조 샐다나 등이 주·조연을 맡았다.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엔 할리우드 배우 제임스 프랭코의 첫 연출작인 '애즈 아이 레이 다잉'이 초청받았다. 폐막작 '줄루'역시 프랑스 감독(제롬 살레)이 올랜도 블룸을 주인공으로 찍은 영화다.
칸의 '할리우드 편애'에 대해 영국 가디언지(紙)는 "레드카펫에 전 세계 언론을 주목시키고 후원업체들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칸은 2011년 영화제 때에도 할리우드 스타 참석을 늘리기 위해 '캐리비언의 해적 4: 낯선 조류'를 특별 상영하기도 했다. 또 영화 전문 온라인 매체인 '할리우드닷컴'은 "올해 칸 영화제가 할리우드에 기울어진 것은 심사위원장이 할리우드 대표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게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 경쟁 부문 진출 실패
'할리우드 편애'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올해 칸은 경쟁 부문에 체제나 경제적 여건 때문에 예술영화 제작이 쉽지 않은 중국·이란·아프리카 영화를 예년보다 많이 포함시켰다. '시민과 나데르의 별거'로 2011년 베를린 영화제를 휩쓴 이란 감독 아시가르 파르하디의 신작 '과거' 등을 합하면 아시아 영화는 모두 네 편이다. 튀니지와 차드 등 아프리카 영화 두 편도 경쟁 부문에 올랐다.
한편 한국 영화는 올해 주요 부문에 한 편도 후보작을 올리지 못했다.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가 단편 경쟁 부문에, 중앙대학교 김수진 감독의 '선'이 학생 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