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마카오의 한 호텔 연회장. 붉은 옷을 입은 중년 남성 20여명이 단체로 말고삐 쥔 자세를 취한 채 발을 굴렀다. 한국 조기 축구회인 '월계축구회' 회원들이었다. 이들은 마카오에서 열린 '특별행정구 설립 기념 국제 원로 축구대회'에서 가수 '싸이'의 말춤으로 우승 세리머니를 한 것이다.

월계축구회는 40여년을 변치 않고 이어졌다. 개발이 시작돼 인구 변동이 많아진 1980년대에도 명맥을 유지했다. 월계축구회 창립 멤버 변석화 험멜코리아 회장은 "현 회원 상당수가 당시에 부모님께서 이사가자 했을 때 '월계축구회 때문에 안 된다'고 반대했던 회원들"이라고 말했다.

월계축구회는 일 년에 한 차례씩 열리는 마카오 축구대회에도 최근 총 여섯 번 참가해 네 차례 우승했다. 변 회장은 "우리가 이 대회에서 유명 프로팀 OB를 매년 꺾다 보니 주최 측에선 우리를 전직 프로 선수팀으로 착각한다"고 말했다.

"사실 처음 이 대회에 나간 건 7년 전인데요. 그때 3위 하고 이듬해 2위 했어요. 그런데 그다음 해에는 안 나갔어요. 우리가 나름 'OB팀 중에 국내엔 적수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외국에서 깨지니 자존심이 상해서 1년 실력을 다진 거죠. 친선대회였는데도. 하하."

나이 들어 떨어진 체력을 보완하는 것은 열정이다. 2010년 12월에는 일본 '시니어축구대회'에 출전해 하루 만에 세 경기를 하고, 바로 마카오 원정을 떠났다. 현재 활동하는 회원 대부분이 40·50대이고 저마다 하는 일도 다른데 매주 일요일 훈련 때면 30명 이상 모인다. 월계축구회 창립 멤버인 한규정(50) 충주 험멜 단장은 "전만큼 몸이 잘 안 따라주는 건 사실이지만 열정은 변함없다"고 말했다.